롯데 자이언츠 '복덩이' 외야수 윤동희(21)가 2024시즌 개막 2연전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플레이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선수다.
롯데는 지난 23·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4시즌 개막 2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1차전은 타선 침묵 속에 3-5, 2차전은 불펜 난조로 6-7로 졌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의 사령탑 이력에 처음으로 개막 2연전 전패가 새겨졌다.
윤동희만큼은 제 몫을 해냈다. 패전에도 빛났다. 1차전에서는 탁월한 선구안, 2차전에서는 넓은 수비 범위와 투지를 발산했다.
윤동희는 24일 2차전 3회 말 1사 1루에서 SSG 조형우가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을 상대로 때려낸 가운데 장타성 타구를 끝까지 쫓았고, 담장 앞에서 껑충 뛰어 포구에 성공했다. 고글이 벗겨질 만큼 강하게 충돌했지만, 바로 귀루하는 주자 김성현을 잡기 위해 중계 플레이에 돌입했다.
이 수비 뒤 윤동희의 오른쪽 눈밑에는 2㎝ 정도 창상이 생겼다. 포구도 환상적이었지만,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날린 플레이가 더 많은 박수를 받았다.
윤동희는 지난 시즌(2023) 혜성처럼 등장해 주전 외야수를 꿰찬 선수다. 데뷔 2년 차, 경험이 부족한 선수지만 침착하고 배포 있는 공격 자세로 주목받았다. 입단 첫 시즌(2022) 4경기 출전에 그쳤던 그는 2023시즌에는 107경기에 나서 타율 0.287(387타수 111안타)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류중일 국가대표팀 감독도 윤동희의 비범한 자질을 눈여겨 봤고, 항저우 아시안게임(AG)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그를 선발했다. 윤동희는 두 대회 모두 매서운 타격감을 보여주며 국제 경쟁력도 증명했다.
지난해 10월 롯데에 부임한 김태형 감독도 극찬했다. 스프링캠프가 막 시작된 시점에 윤동희는 자리 경쟁이 필요 없는 선수라고 못박았다. 윤동희는 빠른 속도로 롯데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고 있다.
17·18일 열린 메이저리그(MLB) 팀 LA 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도 '팀 코리아' 일원으로 나서 돋보였던 윤동희는 풀타임 2년 차 시즌도 경쾌하게 시작했다. 앞서 소개한 수비뿐 아니라 타석에서의 활약도 여전했다. 1차전에서는 볼넷 3개와 안타 1개를 기록하며 '4출루'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리그 대표 투수 김광현을 상대로만 두 차례 출루했다. 2차전에서도 안타와 볼넷으로 두 차례 출루했다. 롯데가 0-6에서 추격을 시작하며 동점을 만든 9회 초 공격에서도 욕심 내지 않고, 볼넷을 얻어내며 다득점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두 경기에서 타격, 선구안, 주력, 판단력을 두루 보여준 윤동희. 김태형 감독 체제로 도약을 노리는 롯데에 가장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다시금 증명했다.
한편 개막 2연패를 당한 롯데는 26일부터 KIA 타이거즈와 광주 3연전을 치른다. 1차전에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상대 선발은 현역 최다승 투수 양현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