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상에 고전했던 배지환(25·피츠버그 파이리츠)이 결국 다시 부상 때문에 개막 로스터 승선에 실패했다.
미국 CBS 스포츠는 26일(한국시간) 피츠버그 지역지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의 보도를 인용해 배지환이 10일 짜리 부상자 명단(IL)에서 시즌을 시작할 거라고 보도했다.
지난 2022년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배지환은 2023년 개막 로스터에 승선했다. 그러나 시즌 중 부상으로 상당 기간 이탈했고, MLB 적응도 마치지 못한 채 타율 0.231 24도루로 시즌을 마감했다.
부상에 시달렸던 만큼 2024년 최우선 목표도 건강이었다. 배지환은 지난 1월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올해는 다치지 않는 게 우선"이라며 "올해는IL에 안 들어가고 싶다. 출전 경기 수보다는 액티브 로스터(26인 로스터)에 1년 내내 쭉 있으면서 (건강하게 뛴) 결과물을 확인해 보고 싶다"고 했다.
소원과 다르게 시작부터 부상자 명단에 들게 됐다. 앞서 배지환은 왼고관절 굴곡근 부상을 입고 지난 6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장기 부상인 건 아니다. 부상자 명단 기간이 말해주듯 재활은 순조롭다. 배지환은 현재 달리기, 타격, 송구 등의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다만 이번 주 개막에 맞춰 몸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기에 부상자 명단에 우선 보낸다는 게 구단의 판단이다.
시범경기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타율 0.273(11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73을 남겼다. 타석 수는 적지만, 안타, 도루, 득점, 출루 등 본인이 해줘야 할 역할은 다 보여줬다.
그가 실제로 시범경기 수준의 타율과 OPS를 정규시즌에서도 보여준다면 기회는 충분히 받을 수 있다. 마이너리그 때부터 멀티 포지션을 준비한 배지환은 피츠버그가 외야 전 포지션과 2루, 유격수, 3루수를 모두 맡길 수 있는 '슈퍼 유틸리티' 선수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2루수 경쟁을 벌였지만, 고정 포지션이 아니더라도 어디에서든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해 주루 경쟁력을 보여준 만큼 올해 필요한 건 타격에서 실력이다. 복귀 후 시범경기 성적만큼만 낼 수 있어도 그를 위한 자리는 충분히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