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앞서 몸을 풀러 나선 오타니. AFP=연합뉴스
"초췌해 보였다"
자신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벌 도박 및 절도 혐의에 관해 기자회견에 나선 오타니의 모습을 일본의 한 언론이 이처럼 묘사했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 내 기자회견장에서 최근 논란이 된 미즈하라 사태에 대해 해명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거짓말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AFP=연합뉴스 오타니 통역 미즈하라의 도박 논란은 앞서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강타했다. 한 불법 도박업자 조사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이 나왔는데, 알고 보니 통역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을 한 것이었다. 미즈하라의 도박 빚은 최소 450만 달러(60억원)로 전해진다.
미즈하라는 최초에 "오타니에게 이를 고백했고, 내가 보는 앞에서 오타니가 계좌 이체를 통해 도박 빚을 대신 갚아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논란이 불거지자 "오타니 몰래 계좌에서 송금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인지했고, 이를 알고 대신 갚아줬느냐' 여부에 따라 징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현지에선 '미즈하라가 입장을 바꾼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어찌됐든 다저스 구단은 불법 도박 논란이 전해지자 서울 시리즈에 동행한 미즈하라를 곧장 해고했다. UPI=연합뉴스 오타니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저뿐만 아니라 팬 여러분도 힘든 일주일을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내가 믿었던 누군가가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이 슬프고 충격적이다"라면서 "현재 조사 중인 사항이라 이야기할 수 있는 점에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연습경기가 진행됐다. 2회초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더그아웃에서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척돔=정시종 기자 오타니가 26일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서 아웃된 뒤 더그아웃으로 걸어오며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EPA=연합뉴스 오타니는 "나는 결코 불법 도박을 하지 않았다. 내가 도박(베팅)을 하거나, 야구나 다른 스포츠 이벤트에 돈을 걸거나 부탁한 적도 없다. 송금을 의뢰한 적도 없다"며 "미즈하라가 그렇게 하고 있던 것도 며칠 전까지 몰랐다. 그가 돈을 훔치고 모두에게 거짓말을 했다"라고 밝혔다.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은 오타니의 명성에 흠을 냈다. 더군다나 징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야구에만 집중해 온 오타니도 이런 상황에 마음고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닛칸스포츠는 "오타니가 다소 초췌해 보였다"고 전했다. AP=연합뉴스 한편 오타니는 서울 시리즈를 마치고 MLB 시범경기에 복귀한 이래 이틀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전날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한 그는 이날 에인절스와의 재대결에서도 땅볼 2개와 볼넷 하나에 그쳤다. 지난 20일 통역의 불법 도박 논란이 불거진 후 11타석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