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개막 첫 네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SSG 랜더스와의 개막 2연전에 이어, 야간 경기에 돌입한 26·27일 광주 KIA 타이거즈 3연전 1·2차전도 졌다.
1위로 4월을 마친 2023시즌도 첫 다섯 경기에선 4패(1승)를 당했다. 하지만 '우승 청부사', 두산 베어스의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끈 김태형 감독이 부임해 맞이한 시즌이기에 조금 더 주목받는 게 사실이다.
개막 2연전은 상대 원투 펀치(김광현·로에니스 엘리아스), 이어진 주중 3연전 1·2차전은 현역 최다승 투수 양현종과 처음 상대하는 제임스 네일을 상대했다. 평균 3.00득점, 팀 타율 0.225에 그친 빈타에 이유가 있었다. 여기에 24일 SSG 2차전은 믿었던 필승조가 무너졌고, KIA 2차전은 실책 탓에 선발 투수가 무너졌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연패 상황에서도 여러 선수를 기용하며, 최상의 타선 구축을 시험하고 있다. 아직 조바심은 전해지지 않는다. 박세웅과 찰리 반즈, 두 선발 투수는 모두 5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로 막아내며 임무를 다했다. 롯데는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줄 선발 투수를 보유했다. 아직 '비상'으로 여길 상황은 아니다.
중심 타선 무게감 저하는 올 시즌 내내 안고 갈 문제로 보인다. 리그 대표 내야수 안치홍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상황에서, 더 내려갈 데가 없어 플러스 퍼포먼스를 보여줄 게 분명했던 한동희까지 시범경기에서 당한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런 이유로 중심 타선에서 응집력 있는 공격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개막 네 경기에서 롯데가 기록한 안타 수는 총 31개. 전체 6위다. 하지만 팀 장타율은 0.319로 최하위였다. 현재 3할 타율을 넘긴 선수는 새 외국인 선수 빅터 레이예스뿐이다.
가장 큰 문제는 5번 타순 적임자가 없다는 것이다. 네 경기 모두 이 자리에 나선 노진혁은 타율 0.143에 그쳤다. 장타는 없었다. 득점권 타석은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전준우(4번) 레이예스(3번)과 함께 가장 많은 6번 나섰지만, 1안타에 그쳤다.
물론 다른 두 타자도 득점권에선 1안타에 불과했지만, 전준우와 레이예스는 앞으로 계속 이 자리에 나서야 할 타자들이고, 노진혁은 엄밀히 한동희가 이탈한 자리를 메우는 타자다.
결국 현재 롯데의 고민은 클린업 트리오 마지막 주자를 맡을 적임자가 없다는 것이다. 거포 기대주이자 주전 1루수로 낙점된 나승엽은 아직 1군 무대 적응이 필요하다. 국제대회에서도 맹타를 휘두른 윤동희를 클린업트리오 안에 넣자니, 테이블세터 출루율이 낮아질 위험이 있다. 승부에, 스포츠에 '만약'이라는 전제는 무의미하지만, 한동희가 있었다면 고민을 덜지 않았을까.
롯데는 올 시즌 내내 5번 타자를 찾아야 할 것 같다. 병무청이 28일 발표한 국군체육 특기병 합격자 명단에 한동희가 포함된 것. 그가 상무야구단에 지원한 사실은 지난 2월 알려졌다. 6월 중순 입대한다.
한동희가 현재 안고 있는 내복사근 부상을 다스리고 돌아와도 두 달 이상 동행하긴 힘들다. 롯데는 새 5번 타자가 필요하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미리 맞는 매가 오히려 멀리 봤을 때 약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