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대를 모았던 제시 린가드(FC서울)는 결장했다. 홈팬들을 즐겁게 해 줄 승리도 없었다. 강원FC의 유료 관중 집계 이래 첫 매진 기록도 빛이 바랬다.
강원은 31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4라운드에서 서울과 1-1로 비겼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고 공세를 펼치고도 골 결정력 부족으로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하다 결국 상대의 서울의 철퇴 한방에 실점했다. 가까스로 동점골을 넣었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완연한 봄 날씨에 이른바 ‘린가드 효과’가 더해지면서 뜨거웠던 열기도 차갑게 식었다. 이날 매진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온라인 티켓은 빠르게 완판됐고, 900여장의 현장 판매분도 모두 팔렸다.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래 강원의 홈경기가 매진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경기장엔 1만 144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매 경기 뜨거운 관심을 받는 린가드 효과가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정작 린가드는 이날 원정길에 동행하지 못했다. 시즌 첫 결장이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린가드가 잠을 자다가 무릎에 통증이 있어 진단을 받았다. 무릎에 약간 물이 차는 형태가 보였다”며 무릎 부상을 이유로 결장했다고 설명했다. 린가드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로선 아쉬움이 남을 소식이었다.
린가드가 빠졌지만 그래도 경기력과 결과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게 필요했다. 윤정환 강원 감독도 “아마 많은 분들이 린가드를 보러 오신 것 같은데 못 와서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좋은 내용과 결과로 보답해야 팬들이 다음에 또 운동장에 찾아와 주실 것”이라고 했다.
실제 강원은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하며 서울을 흔들었다. 강력한 전방 압박과 유기적인 플레이로 공세를 펼쳤다. 빠른 역습으로 서울 수비를 무너뜨렸고, 수차례 날카로운 슈팅으로 서울의 빈틈을 노렸다. 2006년생 신성 양민혁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고, 웰링턴도 강력한 슈팅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달궜다.
다만 강원은 결정력에서 번번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2분 역습 상황에서 나온 웰링턴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양민혁이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공을 빼앗은 뒤 찬 슈팅마저 수비에 막혔다. 경기를 주도하는 강원이 골이 터질 듯 터지지 않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에 맞선 서울도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전반 슈팅은 단 1개였는데, 이마저도 크로스에 가까웠던 강상우의 슈팅이 유일했다. 그나마 후반 교체 카드와 맞물려 조금씩 흐름을 바꿔갔다. 그리고 서울은 단 한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조영욱의 크로스를 교체 투입된 윌리안이 헤더로 연결했다. 후반 26분, 이날 서울의 3번째 슈팅이 균형을 깼다.
궁지에 몰린 강원은 동점골을 위한 마지막 공세에 나섰다. 후반 40분에야 이상헌의 동점골이 터졌지만, 동점골 직후 이지솔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리면서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경기를 주도하고도 승리를 놓친 강원만큼이나 아쉬운 건 린가드의 플레이도, 팀 승리도 못 보고 발걸음을 돌린 팬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