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원정길에서 진땀 끝에 무승부를 거둔 김기동 FC서울 감독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슈팅 수 5-15 등 시종일관 어려운 경기 끝에 가까스로 비겨 승점 1이라도 얻었기 때문이다. 김기동 감독은 “우리가 의도한 대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며 “자폭할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고 했다.
실제 이날 서울은 경기 초반부터 잦은 수비가 나오며 어렵게 경기를 풀었다. 수비 지역에서 볼 컨트롤 실수가 나오거나 중원에서 패스미스로 상대 역습을 허용하는 등 수차례 위기를 맞았다. 그렇다고 공격이 잘 풀린 것도 아니었다. 8개의 슈팅을 허용한 전반 서울의 슈팅은 단 1개였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상대 골문을 겨냥한 슈팅이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다행히 상대의 아쉬운 골 결정력에 최철원 골키퍼의 선방이 더해지면서 0의 균형을 이어가던 상황. 후반에도 좀처럼 반전을 이루지 못하다 후반 26분 조영욱의 크로스를 윌리안이 헤더로 연결하며 극적으로 균형을 깼다. 이날 세 번째 슈팅 만에 상대 골망을 흔드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서울은 귀중한 선제골마저 지키지 못한 채 결국 후반 40분 통한의 동점골을 실점했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김기동 감독은 “강원이 잘 준비한 것 같다”면서 “비긴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운 경기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감독인 제가 조금 더 준비를 잘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비진 실수가 너무 많이 나왔다. 빌드업 상황에서 나오지 말아야 할 실수들이 나왔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위축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김 감독은 “상대가 압박할 때 분위기를 반전시켰어야 했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잔디 상태도 드라이하다 보니 선수들도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었다. 초반에 실수가 나온 것에 대해서 심리적인 압박을 많이 받았다. 홈이었으면 덜했을 텐데, 그래서 실수도 계속적으로 나오지 않았나 싶다. 질 수도 있을 경기였다. 그런 경기에서 어웨이서 1점을 딴 것에 만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던 제시 린가드의 공백도 내심 아쉬운 경기였다. 린가드는 무릎에 물이 차 이날 처음 결장했고, 다음날부터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기동 감독은 “공격에 대한 옵션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오늘 같은 경기도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는 장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 같다”며 “공격으로 나가는 횟수가 많이 적었던 만큼 (린가드가 있었다면) 도움이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