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지난 1일 투수 임기영(31)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불펜 투구 중 왼 옆구리에 불편함을 느낌 임기영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내복사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다. 구단은 "일주일 뒤 재검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기영이 빠지면서 마운드 운영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프로 13년 차 임기영은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스윙맨이다. 올 시즌에는 필승조로 대기하며 부상 전까지 2경기,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했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으로 정해영(23) 최지민(21) 곽도규(20) 등 젊은 선수가 많은 KIA 불펜의 중심을 잡았다.
KIA는 지난달 28일 1루수 황대인이 이탈했다. 황대인은 전날 열린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회 안타를 기록한 뒤 베이스 러닝 과정에서 1루에 왼 다리가 걸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상태가 심각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피가 많이 고여 있어서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 체크가 안 되는 거 같다"며 "2~3주 정도 아이싱(얼음찜질)만 진행해 피를 최대한 없애는 것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 재검까지 최소 4주 정도가 걸린다.
그뿐만이 아니다. KIA는 중심 타자 나성범이 빠진 상태로 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시범경기 주루 중 오른 허벅지 통증을 느낀 나성범은 지난달 18일 MRI 촬영에서 햄스트링 부분 손상이 확인됐다. 그를 4번 타자로 낙점함 이범호 감독으로선 당혹스러운 결과였다. 지난해 종아리와 허벅지 부상 탓에 정규시즌을 58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해 의욕적으로 겨우내 몸을 만들었지만, 다시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워낙 민감한 부위의 부상이라 정확한 복귀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
지난 2월 KIA 제11대 사령탑에 오른 이범호 감독은 부상을 경계했다. 이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작년에도 충분히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었는데 부상 때문에 더 높은 곳에 못 올라갔다고 생각한다"며 "부상만 관리하고 잘 체크하면 어느 해보다 더 재밌는 야구를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해 내야수 김도영과 김선빈을 비롯해 주전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그 결과 정규시즌 6위로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다.
투타 짜임새가 상당한 올 시즌, KIA는 개막 전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초반 순항하며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연이은 주축 선수 부상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