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신인 투수들이 2024시즌 초반부터 의미 있는 기록을 새기고 있다. 이번엔 선발승까지 노린다.
키움은 지난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3-3 동점이었던 연장 11회 말, 간판타자 김혜성이 우월 끝내기 솔로홈런을 쳤다. 키움은 지난달 30일 LG 트윈스전부터 7연승을 거뒀다. 간판타자였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고, 에이스 안우진이 군입대하며 최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키움이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키움은 성적뿐 아니라 리빌딩까지 차곡차곡 해내고 있다. 개막 엔트리에만 신인 선수 6명을 넣었고, 즉시 전력감으로 쓰며 성장을 유도했다. 7연승을 거둔 7일 한화전에서는 신인이자 1라운더 기대주 전준표가 데뷔 첫 승을 거뒀다. 3-3 동점이었던 연장 11회 초 마운드에 오른 그는 이 경기 앞선 4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친 '2023시즌 홈런왕' 노시환을 커브를 결정구로 삼진 처리했고, 베테랑 안치홍과 최재훈을 차례로 땅볼 처리하며 3-3 동점을 지켜냈다. 김혜성이 11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끝내기 홈런을 치며 전준표가 승리 투수가 됐다.
전준표는 홍원기 감독이 필승조 일원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투수다. 포심 패스트볼(직구)은 140㎞/h 대 후반까지 찍히고 체인지업과 커브로 곧 잘 구사한다. 전준표는 한화 황준서,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에 이어 신인 투수로는 3번째로 승수를 거뒀다.
'박찬호의 조카'로 알려진 다른 신인 김윤하는 전준표보다 먼저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키움이 3연승을 노린 지난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선발 투수 김선기에 이어 4-1 앞선 6회 말 등판, 이후 3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리드를 지켜내고 홀드를 기록했다. 8일 기준으로도 신인 투수 중 유일하게 홀드를 올린 선수가 김윤하다. 롱릴리버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자질을 보여줬다.
키움은 오는 9일 인천 SSG 랜더스 주중 3연전 중 한 경기에 다른 신인 손현기를 선발로 내세운다. 원래 우천 순연된 지난주 주중 3연전 2차전(3일)에 등판 예정이었던 투수다. 좌완이자 2라운드 지명 유망주로 8일 기준 정규시즌 등판한 3경기에서는 6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손현기는 2-7로 패한 3월 2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선발 투수 김선기에 이어 4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리허설 무대를 잘 치렀다. 그는 지난달 20일 열린 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 스페셜 게임에 등판해 난타를 당했지만, 주눅들지 않고 투구하며 강인한 멘털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제 신인 투수가 선발진에 안착하는 건 흔한 일이다. 현재 키움 선발진에 우완만 3명이기 때문에 좌우 밸런스을 위해서도 손현기의 분전이 기대된다. 그가 SSG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면 황준서에 이어 신인 투수로는 2번째 선발승을 거두게 된다.
키움은 그동안 트레이드로 모은 상위 라운드 지명권으로 지난해 9월 드래프트에서 유망주를 대거 영입했다. 이정후는 MLB로 떠났고, 현재 기둥인 김혜성도 미국 무대 진출을 노린다. 안우진 복귀는 멀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리빌딩에 돌입한다. 키움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이정후를 신인 선수로 지명한 뒤 성장을 유도, 빅리거로 키워냈다. 팀 특유의 강점이 다시 발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