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6일 만에 8연승을 노렸던 키움 히어로즈가 실책에 무너졌다. 올 시즌 가장 견고한 수비를 보여줬던 야수진이 흔들렸다.
키움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5-8로 석패했다. 2-4로 지고 있던 5회 초 공격에서 타석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3득점, 역전에 성공했지만 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던 7·8회 각각 실책을 범한 뒤 실점까지 내주며 패했다.
키움은 지난달 30일 LG 트윈스전부터 지난주 일정 모두 승리, 7연승을 거두고 단독 3위(7승 4패)까지 올라섰다. 2022년 7월 3일 이후 646일 만에 8연승을 노렸지만, 무산됐다.
키움은 5-5 동점이었던 7회 말, '불펜 에이스'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타자 최지훈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타구 속도는 매운 빨랐고, 바운드 높이도 낮았다. 쇄도 뒤 포구를 시도한 이형종은 공을 뒤로 빠뜨리고 말았다. 그사이 발 빠른 최지훈은 3루에 안착했다. 조상우는 이어진 상황에서 박성한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키움이 5-6, 1점 차 리드를 내줬다.
노련한 외야수라도 빠른 판단과 포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8회 말 실책은 아쉬움이 남았다. 신인 투수 전준표가 2사 1루에서 김성현에게 사구를 내주고 스코어링 포지션을 막지 못했지만, 바로 이어진 최지훈과의 승부에서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 종료에 다가섰다.
이 상황에서 키움 유격수 김휘집이 공을 잡다가 균형이 무너진 채 2루로 송구했고, 공이 2루수 김혜성이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위치로 향하고 말았다. 그사이 2루 주자였던 이지영이 홈을 밟았다. 전준표는 후속 박성한에게 추가 적시타를 맞았고, 바뀐 투수 김동규도 최정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이닝 2번째 실점을 내줬다. 키움은 9회 공격에서 침묵하며 8연승에 실패했다.
개막 전 '1약'으로 평가받았던 키움은 탄탄한 투·타 전력을 보여주며 승승장구했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베테랑들이 살아났고, 신인 선수들도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키움은 지난주까지 치른 11경기에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실책(4개)를 기록했다. 최다 실책을 기록한 KIA 타이거즈가 14개. 키움이 예상을 깨고 상위권을 지킨 힘이었다.
그런 키움이 8연승 기로에서 실책으로 무너졌다. 이 경기도 중반 이후 뒷심을 발휘하며 동점을 만들었기 때문에 연승을 달리는 팀 특유의 좋은 기운이 발휘될 것으로 보였지만, 경기 후반 나온 실책 앞에선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