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K리그 득점 레이스에 깜짝 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저마다 무서운 기세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골잡이들도 저마다 예열을 마치고 흥미진진한 레이스를 예고하고 있다.
6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득점 단독 선두는 이상헌(26·강원FC)이다. 6경기에서 무려 7골을 넣어 경기당 1.17골을 넣고 있다. 지난 시즌 득점왕 주민규(34·울산 HD)의 경기당 평균 득점 0.47골을 훌쩍 뛰어넘는 페이스다. 특히 최근엔 대구FC, 전북 현대를 상대로 2경기 연속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많은 주목을 받았던 선수가 아니기에 더욱 눈에 띄는 기세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이상헌은 K리그1 한 시즌 개인 최다골이 전남 드래곤즈 시절이던 2018년 5골, K리그2를 포함해도 부산 아이파크에서 뛰던 2022년 7골이었다. 그러나 윤정환 감독의 부름을 받고 올해 강원에 입단한 뒤 득점력에 완전히 눈을 떴다는 평가다. 6경기 중 5경기에서 골을 터뜨릴 만큼 꾸준하게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는 페이스에 팬들의 관심도 더욱 쏠리고 있다.
그런데 득점 레이스에 눈에 띄는 이름은 이상헌뿐만이 아니다. 5골로 득점 2위에 올라 있는 이동경(27·울산)은 깜짝 스타는 아니지만, 팀 내 공격수들을 지원하는 역할에 더 가깝다는 점에서 예상밖의 상승세다. 이동경은 벌써 5골을 터뜨리며 2021시즌 자신의 커리어하이(6골) 경신을 앞두고 있다. 울산 입장에선 이달 말 그의 입대가 특히 아쉬울 만한 흐름이다.
나란히 4골을 넣은 김현욱(29·김천 상무)과 브라질 출신 가브리엘(23·광주FC), 3골을 기록 중인 정재희(30·포항 스틸러스)도 기대 이상의 깜짝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시즌 동안 K리그2에서도 한 시즌 1~3골을 넣는 데 그쳤던 김현욱은 5년 만의 K리그1 복귀 무대에서 득점력이 폭발했다. 2018년 제주 유나이티드 시절 커리어 하이와 벌써 동률을 이뤘다.
2001년생으로 이정효 감독이 가능성을 보고 영입한 가브리엘 역시 K리그 적응기를 건너뛰고 외국인 공격수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정재희는 부상 복귀 후 4경기 3골을 기록 중인 데다, 3골 모두 결승골이라 ‘박태하호’ 포항의 선두 돌풍을 이끄는 새 해결사로 거듭났다.
깜짝 스타들의 등장 속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들은 주춤하는 모습이다. 주민규는 개막 6라운드 만에 마수걸이골을 터뜨렸고, 주민규보다 출전시간이 많아 득점왕을 놓쳤던 티아고(전북)도 이적 후 6경기 1골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징야(대구)도 침묵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러나 마수걸이골과 함께 예열을 마친 주민규 등은 이미 K리그에서 득점력이 검증된 선수들이라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다. 시즌 초반 깜짝 스타들의 돌풍이 이어지고, 기존 해결사들마저 살아난다면 득점 레이스는 더욱 흥미진진해질 전망이다. K리그의 역대급 흥행에 더욱 불을 지필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