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7년 만에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에 발을 들인 배우 전소니. “안 해봤던 장르나 캐릭터를 만나면 욕심이 난다”며 눈을 반짝인 전소니는 인터뷰 내내 연상호 감독을 향한 신뢰를 내비쳤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 전소니 인터뷰가 진행됐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전소니는 머리에 기생수 하이디와 공생하게 된 수인 역을 맡아 전직 조폭 출신 강우 역을 맡은 구교환과 호흡을 맞췄다.
전소니는 “주변에서 (내가 출연한 작품을) 재미있게 봤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처음”이라며 “이런 연기를 해보는 것 자체도 처음이라 어떻게 볼지 조마조마하고 궁금하고 기대되기도 했다. 생각한 것보다 편하게 받아들여 준 것 같다. 재미있게 봤다는 말이 이렇게 기쁜지 몰랐다”고 미소 지었다.
전소니는 “안 해봤던 장르나 캐릭터를 만나면 욕심이 난다. 연상호 감독님이 이 장르에서 자기만의 개성과 색깔을 잘 보여주고 있는 분 아니냐. 그런 감독님이 그려낼 나는 어떨까 궁금한 게 컸다”고 밝혔다.
전소니는 “‘연니버스’에 합류하고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몇몇 선배가 ‘감독님은 일찍 퇴근시켜줘서 좋아’라고 한 적 있다. 촬영하고 나니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은 정말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쓸 수 있게 해준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그걸 느꼈을 거다. 원하는 그림이 확고하니 의미 없이 지치는 일이 없어 현장이 화기애애하고 에너지 넘쳤다.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기생생물이 인간의 뇌를 장악해 신체를 조종한다는 상상력과 철학적인 메시지로 누적 판매 2500만 부 이상을 기록한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다.
전소니는 “원작을 너무 재미있게 봤다. 처음부터 끝까지 두 번 읽었다. 내가 할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작품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다. 괜히 오래 사랑받는 작품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다만 ‘기생수: 더 그레이’는 원작의 설정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전소니가 연기한 하이디와 공존하는 수인도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다. 전소니는 “하이디가 어떻게 구현된다고 듣기 전까지 하이디 성우와 내가 어떤 케미스트리를 만들 수 있을지 상상했다. 감독님에게서 내가 (하이디도) 연기할 거라는 말을 들었을 때 두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인과 하이디를 어떻게 분리할 수 있을까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걸 고민하다 보니 나중에는 인간일 때 수인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른바 ‘상모돌리기’라는 CG 액션 연기와 관련해서는 “처음에는 좀 어색했지만, 대차게 찍으니 다음 CG 액션 연기를 했을 때부터는 재미있었다. 나처럼 CG 연기를 어색해했던 배우들도 나중엔 ‘누가 더 잘하나’, ‘새롭게 연기하나’ 등을 내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CG 연기하는 게 어렵다기보다는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연기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게 두려웠다. 물론 그 두려움이 나중엔 궁금함으로 바뀌었다. 너무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얼굴 절반을 CG에 내어줄 만큼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준 전소니. 전소니는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수인의 강렬한 비주얼이었다. 그 모습으로 대중에게 기억돼도 괜찮냐고 물어본 사람도 있었다”며 “나는 그런 부분이 무뎠고 또 재미있을 것 같았다. ‘기생수: 더 그레이’가 아니면 언제 또 이런 모습을 해보겠나. 지금도 100% 만족한다. 내가 연기한 하이디도 너무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생수: 더 그레이’ 같은 작품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수인, 하이디 같은 캐릭터는 없지 않을까 싶다. 또 모르는 사람이 내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좋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