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박해민의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가 끝내기 승리를 가져왔다. 염경엽 LG 감독은 "박해민의 과감한 베이스 러닝이 1승을 만들었다"고 기뻐했다.
LG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6-5로 이겼다. 이번 시즌에만 4번째 끝내기 승리다.
이날 경기는 9회 요동쳤다.
LG는 5-3으로 앞선 9회 초 마무리 유영찬이 선두 대타 김민성에게 2루타, 후속 이정훈에게 5-4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하는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4~5번 빅터 레이예스와 전준우는 각각 삼진과 범타로 잡았으나 2사 3루에서 최항과 박승욱에 이어 손호영에게 3연속 볼넷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롯데 마무리 김원중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였다.
LG의 끝내기 승리를 이끈 시작과 끝은 선두 타자 박해민이었다. 그는 롯데 김원중에게 안타를 치고 나가 포문을 열었다. LG는 후속 신민재-홍창기 타석에서 연속 희생 번트 작전을 펼쳤으나 김원중의 제구 난조 속에 모두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그리고 무사 만루에서 안익훈이 친 타구가 유격수 키를 살짝 넘겨 외야로 향했다. 롯데 중견수 김민석이 달려나와 가까스로 잡았으나 포구 자세가 불안정했다. 박해민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태그업 후 홈으로 쇄도했다. 김민석의 송구가 간결하고 재빠르게 이뤄질 수 없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한 박해민의 손이 먼저 홈플레이트를 찍었다.
박해민이 아니라면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주루였다.
그는 "나도 외야수다 보니 상대 포구 자세가 불안정해서 충분히 홈에서 승부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승부를 걸었다"고 말했다. 타구가 외야로 향하는 순간 태그업을 시도했는데, 그런 자세에서 공을 놓쳐 안타가 된다면 그때 홈을 노려도 늦지 않다고 여겼다.
박해민은 "무사 만루에서 첫 타자가 득점 없이 아웃되면 후속 타자에게도 고스란히 부담이 된다. 그래서 조금 더 과감하게 승부를 걸었다. 물론 대기 타석에 (4경기 연속 안타로) 타격감이 좋은 (김)현수 형, 4월에 아무도 못 말리는 구본혁(4번 타자)이 있었지만 그냥 앞만 보고 뛰었다"고 했다.
박해민이 1루에 있을 때 김원중이 수 차례 견제구를 던졌는데 그는 "도루 생각이 없어 '견제구에 죽지만 말자'고 생각했다. 오히려 상대를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리드폭을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전날(16일) 경기에서 5할 승률에 복귀한 LG는 9회 말 박해민의 주루 플레이 속에 11승 10패를 기록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박해민의 과감한 베이스 러닝이 1승을 만들었다"며 "오늘이 (한 시즌) 레이스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경기였는데 승리해서 다행이다"고 큰 의미를 부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