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도 웃지 못했다. 이들의 ‘무관의 저주’는 올 시즌도 이어진다.
뮌헨은 9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1-2로 졌다. 뮌헨은 1·2차전 합계 3-4로 고개를 떨구며 UCL 여정을 마쳤다.
이날 뮌헨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신들린 선방에 힘입어 어렵사리 0-0의 균형을 유지했다. 심지어 후반 23분 알폰소 데이비스가 놀라운 오른발 슈팅으로 레알의 골망을 흔들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선발 출전한 해리 케인은 데이비스의 골을 도왔고, 여전히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39분 교체돼 임무를 마쳤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앞서 르로이 사네 대신 김민재를 투입하며 수비를 보강하는 등 ‘굳히기’에 들어갔다.
변수는 케인이 빠진 4분 뒤에 터졌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슈팅을, 노이어가 제대로 쳐내지 못했다. 이 공을 호셀루가 밀어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심지어 3분 뒤엔 코너킥 후속 공격 상황에서 안토니오 뤼디거의 크로스를 호셀루가 재차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창을 잃은 뮌헨은 뒤늦게 반격을 노렸지만, 14분에 달하는 추가시간에도 끝내 레알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경기 막바지 마테이스 더 리흐트의 슈팅은 골망을 갈랐는데, 오프사이드 판정이 먼저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한편 뮌헨은 이번 패배로 올 시즌 ‘무관’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뮌헨은 리그 개막전 슈퍼컵에서 라이프치히에 패했고, 분데스리가에선 레버쿠젠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선 3부리그 팀에 무릎을 꿇었고, 최후의 보루였던 UCL에서도 4강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결국 현지 매체의 시선은 케인으로 향한다. 케인은 EPL 역대 통산 득점 2위에 오른 공격수지만, 주요 우승 기록이 없다. 현지에서도 케인의 저주라고 불렀을 정도. 그랬던 그는 트로피 가능성이 높은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결과는 같았다.
스포츠 매체 블리처 리포트는 같은 날 “케인은 트로피를 얻기 위해 뮌헨으로 왔다. 그런데 그는 2012년 이후 뮌헨의 첫 번째 무관 시즌을 경험했다”라고 짚었다.
공교롭게도 친정팀 역시 여전히 ‘무관’의 늪에 빠져 있다. 같은 날 축구 통계 매체 스탯뮤즈는 “케인과 토트넘의 올 시즌 트로피는 0. Same Old Story”라고 조명했다.
케인은 올 시즌 공식전 45경기 44골 12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하고 있지만, 클럽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엔 실패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