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메시’ 이승우(수원FC)가 별명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K리그 3년 차인 올 시즌, 그의 감각은 물이 오른 분위기다.
이승우는 지난 12일 열린 전북 현대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멀티 골을 기록, 팀의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승우는 팀이 0-2로 뒤진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돼 왼발과 머리로 각각 한 골씩을 터뜨렸다.
리그 5·6호 골을 몰아친 이승우는 어느덧 득점 랭킹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절친한 친구이자 득점 선두인 이상헌(강원FC·8골)을 2골 차로 추격 중이라 득점왕 등극도 조심스레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K리그 3년 차인 이승우는 올 시즌 주로 교체 요원으로 활약 중이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이 아닌, 김은중 수원 감독의 전략적인 선택이다. 자연히 이승우의 득점 등 위력은 후반에 나오고 있다. 전북전 승리를 이끈 이승우는 중계사와 인터뷰에서 “후반부터 뛰니까 후반에 공격포인트를 만드는 것이다. 전반전에 안 뛰니 포인트를 못 쌓는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허언이 아니다. 이승우는 올 시즌 리그 10경기에 출전 8개의 공격포인트(6골 2도움)를 올렸다. 경기당 0.8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린 셈인데, 이동경(김천 상무·1.5개) 정재희(포항 스틸러스·0.88개)만이 이승우보다 이 부문에서 위에 있다.
예년과 비교해도 이승우의 페이스는 압도적이다. 이승우는 K리그 입성 시즌인 2022년 6라운드 때 데뷔골을 넣었고, 16라운드에서 6호 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보다 6골 달성이 한 달가량 더 늦었는데, 당시에는 총 35경기에서 14골을 몰아쳤다. 이때가 프로 데뷔 이래 이승우가 가장 반짝인 시즌이었다.
35경기에서 10골을 넣은 지난해에는 8월 말이 돼서야 시즌 6호 골을 기록했다. 28라운드 만에 달성한 것인데, 올해는 팀이 16경기나 덜 치른 상태에서 지난 시즌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현재의 맹렬한 기세와 물오른 감각을 고려하면, 이승우의 커리어 하이 작성 기대감은 커진다. 부상·이적 등 변수 없이 시즌 종료까지 달린다면, 산술적으로 두 시즌 전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그의 맹활약 요인 중 하나인 ‘안정감’은 올 시즌 득점 레이스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앞서 이승우는 “(K리그) 1·2년 차 때는 큰 부담감과 압박감에 매 경기 즐기지 못했다. 잠도 잘 못 자고 매일 치열한 삶을 살았는데, 1·2년 차에 좋은 성적을 내서 심리 상태가 좋아졌다”면서 “그래서 경기할 때 편안하게 할 수 있었고, 초반부터 득점 페이스가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흥이 오른 이승우의 성적에 따라 소속팀 수원의 위치도 바뀔 수 있다. 수원은 이승우가 14골을 넣은 2022시즌을 K리그1 7위로 마쳤다. 반면 10골을 넣은 지난 시즌에는 11위로 시즌을 마감,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가까스로 1부에 잔류했다. 이승우는 앞선 두 시즌 연속 팀 내 최다 득점자였다.
수원은 올 시즌 이승우의 시즌 초반 골 폭풍에 힘입어 12경기를 치르고 K리그1 4위를 마크하고 있다. 수원의 역대 최고 성적이 2021시즌 5위라는 것을 고려하면, 분명 눈부신 성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