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둔 롯데 자이언츠 더그아웃. "감독님, 안녕하십니까" 우렁찬 인사 소리에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김 감독은 인사의 주인공에게 "너무 혼자 팀을 이끈다고 생각하지 마"라는 특별한 당부도 건넸다.
감독에게 인사를 건넨 주인공은 황성빈이었다. 올 시즌 27경기에 나와 타율 0.368, 3홈런, 13도루(성공률 100%)에 장타율 0.711, 출루율 0.429, 이를 합한 OPS 1.140의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는 황성빈을 두고 김태형 감독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전날(14일) 황성빈은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대타 혹은 대수비·대주자로 후반 투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황성빈의 의지는 남달랐다. 김태형 감독은 "(대타인데도) 3회부터 방망이를 들고 있더라"며 전날을 회상, 황성빈의 열정을 칭찬했다.
황성빈은 올 시즌 대부분을 백업으로 나서고 있다. 출전한 27경기 중 선발로 나선 경기는 8경기에 불과했다. 4월 중순을 기점으로 선발로 출전하기 시작하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약 보름을 쉬었다. 하지만 제한된 출전 횟수에도 13개의 도루와 14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하지만 과욕은 금물이다. 김태형 감독은 황성빈의 과한 승부욕을 걱정했다. 부상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 경기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펼치는 황성빈은 지난해 발목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올해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경기를 쉬어야 했다.
김 감독은 "황성빈이 혼자서 '이 팀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까봐 걱정이다"라며 부상을 우려했다. 전날 3회부터 들고 있던 배트를 내려놓게 한 이유도 이 이유에서였다. 제자가 건강하게 오랫동안 상승세를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태형 감독은 15일 경기에 그를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복귀시켰다. 비록 비로 경기가 취소돼 선발 복귀전은 무산됐지만, 16일 경기에서도 선발 리드오프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