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지난 이틀간 두 명의 김태훈을 차례로 1군에 등록했다. 14일엔 필승조 김태훈을 1군에 올린 삼성은 15일엔 부상으로 이탈한 김성윤 대신 외야수 김태훈을 콜업해 엔트리를 채웠다. 이름이 같아 '투태훈(투수 김태훈)'과 '타태훈(타자 김태훈)'으로 불리고 있는 두 선수가 1군 엔트리에 차례로 등록됐다.
김태훈은 경미한 부상 이후 12일 만에 1군에 복귀했다. 지난 2일 훈련 도중 오른쪽 종아리에 불편함을 느껴 미세 손상 진단을 받은 그는 열흘 정도 휴식 후 1군에 복귀했다. 지난 11일엔 불펜 피칭을 소화하면서 복귀 시점을 조율, 14일 콜업됐다.
부상 전 김태훈은 삼성의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었다. 16경기에 나서 1승 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다. 현재 삼성은 임창민-김재윤-오승환으로 이어지는 굳건한 필승조가 있지만, 최하늘과 우완 이승현, 김태훈이 그 뒤를 받쳐주면서 삼성은 순항할 수 있었다. 김태훈도 지난해 평균자책점 7.11의 악몽을 딛고 올 시즌 부활에 성공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하지만 김태훈이 빠진 이후 삼성 마운드에도 약간의 균열이 있었다. 임창민-김재윤-오승환 필승조가 5월 초반 연달아 실점하며 주춤하다 최근 다시 회복했고, 4월까지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던 최하늘은 5월 5경기에서 부진 2와 3분의 2이닝 5실점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우완 이승현도 3연패 기간 중 실점했다. 작은 점수차의 치열한 경기가 계속되면서 체력 여파도 있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타격에도 사이클이 있듯이 투수도 사이클이 있다. 잠시 떨어져 있을뿐이다"라며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여기에 시즌 초 '믿을맨'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김태훈이 돌아오면서 삼성의 불펜 운용에도 숨통이 트였다.
'타자' 김태훈의 활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태훈은 올 시즌 퓨처스(2군)리그에서 30경기에 나와 타율 0.327(98타수 32안타) 5홈런 18타점 18득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타율은 남부리그 4위이자 팀 내 1위, 홈런은 남부리그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김태훈은 시즌 전 연습경기에 이어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314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부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구자욱, 김지찬, 김현준, 김성윤, 김헌곤, 이성규 등 두터운 외야 선수층에 기회가 멀어지는 듯했지만 올해 2군에서의 맹타로 다시 기회를 잡았다.
최근 삼성은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다. 4월 리그 2위였던 팀 타율(0.286)은 5월 최하위(0.251)로 떨어졌다. 5월 이성규(타율 0.174)와 김지찬(0.219), 구자욱(0.200) 등 외야수들의 타격 성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2군에서 맹타를 휘두른 김태훈이 삼성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