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전문 채널 OGN이 은퇴한 레전드 프로게이머들을 소환하는 이색 콘텐츠를 선보인다.
OGN은 23일 서울 삼성동 오피지지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게임 낫 오버'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신규 프로젝트는 프로게이머들의 평균 연령이 26.1세로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 선수 수명이 짧은 것에 착안했다.
남윤승 OGN 대표는 "선수들이 이른 은퇴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도, 열정이나 실력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며 "e스포츠 구조의 문제 때문이다. 그 의문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OGN은 팬들에게는 추억을, 레전드 게이머들에게는 제2의 인생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일단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로 시작해 향후 종목을 확대할 방침이다.
오는 6월 8일 첫 경기로 프로젝트는 막을 올린다. 전 프로게이머 간 매치가 이뤄지며, 승자는 결승으로 직행한다. 패자는 6월 18일 두 번째 매치에서 유망주로 구성된 팀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이날 결승전도 치러진다.
OGN은 기존 e스포츠 리그와 차별화해 특색 있는 규칙을 도입한다. 챔피언 선택에 제한이 없는 '블라인드 픽'과 지난 경기에서 쓴 챔피언을 고를 수 없는 '피어리스 밴픽'을 적용한다.
또 탑·정글·미드 1명씩, 바텀 2명으로 정석처럼 굳어진 팀 구성 방식(EU 메타)을 금지하는 파격적인 룰을 내세웠다.
경기 중 채팅을 허용하고, LCK(롤 한국 리그) 스프링 시즌 밴·픽률 상위 챔피언 10개를 글로벌 밴으로 설정하는 '밴픽 로테이션 제도'로 재미를 더한다.
작전 타임 제도도 있다. 라운드별로 한 번, 게임 시작 후 20분인 바론 생성 시 30초간 작전 타임을 부여한다. 코치와 선수들이 모여 전략을 짜는 모습을 실시간은 일부, 녹화 후에는 풀버전으로 공개한다.
경기의 주인공인 선수가 매력을 뽐낼 수 있도록 스포츠웨어는 과감하게 벗어던진다. 자신의 스타일을 드러낼 수 있는 의상을 착용하고, 팀을 상징하거나 서사를 담은 배경음악을 재생한다.
최훈 OGN PD는 "이번 리그로 전 프로게이머들과 아카데미 선수들이 대학 리그와 크리에이터 등 유망주와 함께 뛰는 아마추어 리그화를 추진해 선수 생명의 연장과 e스포츠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PD는 또 "AI(인공지능) 기반의 게임 분석 기술과 문자 중계, 번역 기술을 활용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며, 점진적으로 종목 확대로 선수와 팬을 위한 리그를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레전드 프로게이머들이 소감을 밝혔다.
2017 롤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에서 준우승을 했던 '운타라' 박의진은 "선수 시절에 하지 못했던 티모 조합을 구성해 보고 싶다"며 "'울프' 이재환과 '블랭크' 강선구처럼 다루기 쉬운 친구들로 팀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2016 LCK 서머 우승 경력이 있는 '쿠로' 이서행은 "마음과 대화가 통했던 과거 팀원들이나 대회에서 우승했던 레전드들과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OGN은 지난 2022년 7월 글로벌 게임 데이터 플랫폼 오피지지에 인수된 이후 e스포츠 리그뿐 아니라 게임 및 게이머 전반에 걸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스튜디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인 웨이브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