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본기는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9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신본기의 방망이가 번뜩였다. 3회 첫 타석에서 안타를 신고한 신본기는 5회 말 로하스와 연속 안타를 합작한 뒤 천성호의 내야 안타로 득점을 올렸고, 3-1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6회 말엔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에 승기를 가져왔다. 4-2로 달아나는 점수가 필요했던 8회 말에도 적시타를 추가하면서 팀에 승리를 안겼다. 만점활약이었다.
신본기가 4안타를 때려낸 건 5년 만이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이었던 2019년 4월 17일 부산 KIA 타이거즈전에서 5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한 게 마지막 4안타였다. KT 이적 후 첫 4안타. 4안타에 2타점까지 뽑아내는 뜻깊은 하루를 맞았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도 "신본기가 4안타 등 공수에서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며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신본기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 같다. 많은 관중 앞에서 좋은 경기를 해서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오늘 아버지 생신인데, (부산에) 가보지 못해서 죄송스럽지만 이거 보고 조금이라도 기뻐하셨으면 좋겠다"라며 아버지에게 뜻깊은 선물을 안겼다.
올 시즌 신본기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76경기에 나서 타율 0.357(56타수 20안타) 3홈런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8타점으로 매섭다. 그는 "올 시즌을 2군(스프링캠프)에서 시작하면서 마음을 많이 비웠다. 퓨처스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편하게 도와주신 덕분에 심적으로 편한 상태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라고 원동력을 설명했다.
마음이 편해지니 결과가 좋아지고, 결과가 좋으니 마음은 더 편해진다. 신본기는 "몇 년 동안 경기를 많이 못 나가다보니 지금은 경기에 나가는 매 순간이 행복하다"라면서 "야구선수는 야구장에 나가는 게 가장 큰 행복 아닌가. 언제까지 이 행복이 계속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매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본기는 올 시즌 승부처에서 특히 강하다. 주자 있을 때 타율이 0.393(42타석 28타수 11안타)에 달한다. 주자 있는 상황을 40차례(타석) 이상 맞은 KT 타자들 중 두 번째로 타율이 높다(1위 김민혁 0.421). 타점도 12점을 쓸어 담았다. 신본기는 "승부처라고 특별하게 준비하는 건 없다. 투수가 뭘 던지는지 코치님과 상의를 많이 하는 편이고, 그전까진 기회가 많이 없었던 반면 요즘 내게 기회가 많이 오면서 결과도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가족의 힘도 컸다. 신본기는 "아내가 나를 많이 편하게 해주려고 하고, 장인, 장모님도 많이 도와주신다. 내겐 정말 든든한 사람들이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타지 생활을 4년 정도 하고 있는데, 아내가 아이들 키우면서 가장 힘들 때인데 함께 못 있어줘서 미안하고 고맙다. 아이들이 너무 예쁘게 잘 커줘서 고맙고, 가족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주전 유격수 김상수가 26일 부상에서 돌아온다. 김상수는 지난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2루타를 치고 뛰다 오른쪽 다리에 통증을 느껴 이탈한 바 있다. 김상수가 빠지면서 기회를 잡은 선수가 신본기다. 상승세 속에서 다시 맞은 포지션 경쟁. 신본기는 "나갈 때마다 (김)상수의 빈 자리가 안 느껴지게끔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상수도 자기 역할이 있고 내 역할도 있기 때문에, 그 순간순간 집중을 하고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경기하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