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나가 쇼타는 지난 30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처음으로 7실점을 기록하고 무너졌다. 사진=게티이미지 새 역사를 쓰던 이마나가 쇼타(31·시카고 컵스)가 불규칙적으로 일정을 소화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이마나가는 구단을 탓하지 않았다.
이마나가는 지난 30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등판했다.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 1, 2위 대결에 에이스가 나섰으나 결과는 최악이었다. 4와 3분의 1이닝 동안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1탈삼진 7실점을 내주고 패전 투수가 됐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승승장구하던 그의 첫 패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마나가는 MLB 최고를 넘어 역대 최고의 투수라 할 정도로 활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승 무패 평균자책점은 0.84에 불과했다. 수직 무브먼트가 좋은 하이 패스트볼과 존은 오가는 스플리터의 상하 조합에 MLB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미국에 올 때만 해도 기대하지 못했던 호투였다. 이마나가는 일본프로야구(NPB) 통산 8시즌 64승 50패 4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찍고 올 시즌 컵스와 4년 5300만 달러(730억원) 계약으로 빅리그에 도전했다. NPB 시절 탈삼진왕을 수상하는 등 간판 투수였으나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3억 2500만 달러)와 같은 기대를 받았던 건 아니다. 하지만 계약이 전부는 아니었다. 야마모토가 주춤한 사이 이마나가는 연전연승을 거듭하며 4월의 신인상을 가져갔다.
그러나 이날 부진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전진에 제동이 걸렸다. 7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은 1.86까지 높아졌다. 꾸준히 1위를 지켰던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도 세스 루고(캔자스시티 로열스, 1.72)에 내줬고 내셔널리그 1위 역시 레인저 수아레스(필라델피아 필리스, 1.75)에게 내줬다.
무엇보다 아쉬운 게 조정된 등판 일정이다. 당초 이마나가는 25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 경기가 우천 순연으로 열리지 않았다. 일반적이라면 하루 뒤에 등판했지만, 컵스는 이마나가의 등판을 한 차례 건너뛰기로 결정했다.
배려는 독이 됐다. 하지만 이마나가는 휴식을 탓하지 않았다. 30일 패전 후 이마나가는 "스플리터가 잘 들어가지 않은게 이전 경기들과 가장 큰 차이"라며 "몸쪽 하이 패스트볼을 제대로 제구했는데도 상대 타자들이 정확히 대처했다. 그쪽 좋은 코스로 꾸준히 던지지도 못했다. 오늘은 내 일관성이 부족했다. 다음에는 꾸준히 좋은 공을 던질 수 있게 하겠다"고 자책했다.
그는 일정에 대해서도 "회복에 정말 큰 도움이 됐다. 그덕분에 웨이트 트레이닝 강도를 올릴 수 있었다"며 "휴식이 오늘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크레익 카운셀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아쉽다. 컨디션이나 어깨, 팔꿈치 등 오늘 몸 상태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0점대 행진에 잊고 있었지만, 이마나가는 MLB 신인이다. 아직도 빅리그 적응 중이라는 뜻이다. 이마나가는 "앞으로 더 실점하는 경기가 있을 수도 있다. 오늘보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더 힘든 경기가 후반기에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그렇기에 오늘 결과를 확실히 반성하고 후반기에 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