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란코 이반코비치(크로아티아) 중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다가오는 한국전에서 “놀라게 할 준비가 됐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6차전 한국과 경기를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이후 중국 지휘봉을 잡은 이반코비치 감독은 이후 3경기서 1승 2무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다만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둔 중국은 벼랑 끝에 몰렸다. 중국은 C조 2위(2승2무1패·승점 8)이지만, 3위 태국(승점 5)에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만약 중국이 한국에 지고, 태국이 4위 싱가포르를 꺾는다면 득실 차에 밀려 최종예선 진출권을 내줄 수도 있다.
중국은 역대 한국과의 A매치 전적에서 2승 13무 22패로 크게 밀린다. 7년 전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1-0으로 이긴 게 마지막 한국전 승리다. 지난해 11월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에서는 홈에서 0-3으로 대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당시 손흥민(2골) 정승현(1골)에게 연거푸 실점하며 고개를 떨군 기억이 있다. 위기의 순간에서, 한국이라는 ‘난적’을 만난 셈이다.
하지만 마이크를 잡은 이반코비치 감독은 “한국은 꾸준히 월드컵을 누빈 강팀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변수는 선수단 공백이다. 귀화선수인 공격수 알란에 이어, 우레이도 출전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반코비치 감독은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플레이에 집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장에 함께 자리한 귀화선수 페이 난두오(페르난지뉴)는 “한국이 강팀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온전히 팀으로서 내일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좋은 경기와 결과를 가져오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중국 현지 취재진의 주요 관심사는 단연 ‘손흥민 제어’였다. 이에 이반코비치 감독은 “한국에는 개인 능력이 뛰어난 많은 월드클래스 선수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팀으로 플레이할 것이다. 조직력에 집중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전술에 대해) 공개하기 어렵다. 경기장에서 보여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과거 이반코비치 감독의 ‘업셋’도 조명됐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3년 전 오만을 이끌고 2022 카타르 월드컵 3차 예선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1-0으로 제압한 바 있다. 특히 원정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중국 취재진이 ‘과거의 경험을, 내일 경기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이반코비치 감독은 “당시 오만 입장에서 큰 의미가 있던 승리였다. 우리가 어떻게 싸워야 하고,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지 배운 기억이 있다. 이번 경기에도 각 선수가 자신의 최고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깜짝 놀라게 할 준비가 됐다”라고 웃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30여 명이 넘는 중국 취재진이 합류했다. 하지만 이반코비치 감독과 페이 난두오의 발언을 중국어→영어→한국어 순으로 통역하는 과정을 거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다음은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 페이 난두오(페르난지뉴) 일문일답> Q. 한국전을 앞둔 각오 ▶이반코비치 감독 "우선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 내일(11일) 한국과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꾸준히 월드컵을 누빈 강한 팀이었다. 하지만 우리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최선을 다 할 예정이다"
"한국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강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상황을 짚자면, 공격수 알란과 우레이 공격수가 부상을 입은 상태다. 주전 오른쪽 수비수 역시 마찬가지다.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것에 집중해서, 다음 경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경기장 위에서 쏟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
▶페이 난두오 "한국이 강한 팀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팀은 온전히 내일 집중하고 있다. 우리가 좋은 경기,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자신감이 있다."
Q. 많은 젊은 선수가 뛰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는지. ▶페이 난두오 "나도 어린 선수라 어떤 조언을 줘야할 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팀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돕겠다. 어린 선수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
Q. 한국은 싱가포르와 태국에 비해 강팀이다. 어떤 변화를 줄 것인지. ▶이반코비치 감독 "현 단계에서는 공개하기 어렵다.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얘기하고, 경기장에서 보여줄 것"
Q. 한국에는 개인 능력이 빼어난 손흥민과 같은 선수들이 있다. 이들을 방어할 특별한 전략 전술이 있는가. ▶이반코비치 감독 "한국에는 많은 월드클래스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팀으로 플레이할 것이며, 우리의 강점을 활용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말이다. 우리의 조직력에 더 집중하고 있다."
Q. 3년 전, 오만을 이끌고 일본 원정에서 1-0으로 이긴 기억이 있다. 어떤 걸 배웠고, 어떤 경험을 현재 중국에 전수해 줄 수 있을까. ▶이반코비치 감독 "당시 의미 있는 승리였다. 우리가 어떻게 싸워야 하고, 결과를 가져오는지 배운 기억이었다. 원 팀으로 싸웠기에 이긴 것이다. 나는 이번 경기에서도 각 선수가 자신의 최선을 다해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깜짝 놀라게 할 준비가 됐다(웃음)."
Q. 최종예선 진출도 중요하지만, 결국 향후 월드컵을 위한 경기력 개선이 필요할 거 같다. 중국이 발전이 해야할 부분은 무엇일까. ▶이반코비치 감독 "관광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내일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에 더욱 집중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