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휴식기를 마친 K리그가 본격적인 순위 경쟁에 돌입한다. 오는 주말 라운드를 통해 정규리그 반환점을 돈 뒤, 시즌 후반부가 될 9월 A매치 기간까지 쉼 없는 경쟁을 이어간다. 1강이 없는 상위권 경쟁만큼이나 관심을 끄는 건 하위권으로 추락한 팀들의 반등 여부다. 특히 나란히 사령탑을 교체한 하위권 팀들의 반등은 후반기 순위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반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역시나 승리뿐이다.
단 페트레스쿠(루마니아) 감독 사임 후 오랫동안 새 감독을 선임하지 못하던 전북 현대는 김두현 감독 체제로 본격적인 반등에 도전한다. 김 감독 선임 후엔 강원FC, 울산 HD에 잇따라 져 2연패 늪에 빠진 상태다. 지난 2주간 A매치 휴식기는 그래서 더 반가웠다. 김두현 감독이 원하는 축구의 뿌리를 내릴 기회였기 때문이다.
구단에 따르면 A매치 휴식기 동안 전북 선수단은 클럽하우스에서 합숙 훈련 등을 통해 반등을 위한 구슬땀을 흘렸다. 감독 선임이 늦어지면서 무산됐지만, 휴식기 동안 전지훈련까지 고려할 정도로 반등 의지가 컸다.
취임 직후 숨 고를 틈도 없이 두 경기를 지휘한 뒤 모두 패배의 쓴맛을 본 김두현 감독 입장에서도 이제는 결과로써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 전북은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격돌하는데, 김 감독에겐 ‘전주성 데뷔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상황이 급한 건 황선홍 감독과 대전하나시티즌도 마찬가지다. 이민성 감독이 물러난 뒤 대전 구단은 황선홍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초강수를 뒀다. 황 감독 역시 40년 만의 올림픽 탈락 참사 이후 약 40일 만에 현장으로 복귀하는 결단을 내렸다. 모기업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구단의 선택, 빠르게 현장 복귀를 수락한 황 감독의 결정 모두 여전히 비판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여론을 뒤집기 위해선 결국 얼마나 빨리, 또 확실하게 분위기를 바꾸느냐가 중요하다. 강등권에 처한 대전에게도, 명예 회복이 필요한 황선홍 감독에게도 절실한 과제다. 이를 위해 황 감독과 대전은 A매치 휴식기를 활용해 새 판을 짜는 데 집중했다. 시즌 중 취임에도 일주일이 넘는 준비 기간이 있었던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황선홍 체제 대전의 첫 경기는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리그 3위 포항 스틸러스전이다. 단번에 분위기를 반전한다면 효과는 배가 될 수 있다.
전북과 대전이 ‘감독 교체 효과’와 맞물려 반등에 성공한다면 K리그 순위권 경쟁은 더욱 요동칠 전망이다. 모기업의 지원 속 여름 이적시장 선수 보강이 가능한 구단들이라는 점도 후반기 분위기 반전을 기대케 하는 요소다. 다만 이를 위해선 결국 김두현 감독과 황선홍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이 얼마나 빨리 발휘되느냐가 중요하다. 두 팀의 성적은 물론 사령탑들의 운명도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