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걸까. 소속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에게 인종차별적 언사를 보인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SNS(소셜미디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벤탄쿠르는 16일(한국시간)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우루과이 대표팀 동료 니콜라스 데 라 크루스(플라멩구)와 훈련장으로 향하는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분명 팬들의 지탄을 모르거나 의식하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벤탄쿠르는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 대상이 동료인 손흥민이라 세간의 충격은 더 컸다.
벤탄쿠르는 최근 우루과이의 한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의 유니폼은 그의 사촌 것일지도 모른다. 아시아인은 다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남겼다. 방송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관한 답이었다.
논란이 일자 벤탄쿠르는 인스타그램에 “나는 네게 일어난 일에 사과하고 싶다. 그것은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너를 무시하거나 상처 주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알 것”이라고 적었다.
사과의 마음을 전한 것인데,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벤탄쿠르가 글을 올릴 때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SONNY)’의 ‘쏘니(SONY)’라고 적은 점, 게시글이 아닌, 24시간이면 삭제되는 스토리였다는 점에서 또 한 번 지적을 받았다.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벤탄쿠르가 더 이상 팬들의 외침은 신경 쓰지 않는 듯 훈련장 ‘출근샷’을 거듭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 후 두 차례나 의미가 크지 않은 훈련장 출근샷을 게시했다.
인종차별 발언의 심각성을 모르는 듯 아무렇지 않은 태도 탓에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특히 많은 한국 팬이 벤탄쿠르의 게시글에 댓글로 인종차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는 터라 본인을 향한 불만을 무시하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토트넘 내에서 시즌 중에 벌어진 일은 아니지만, 이번 사태는 팀 구성원 사이에 나온 인종차별이라 다수 팬이 토트넘에도 책임을 묻고 있다. 토트넘 공식 SNS에도 이번 사태와 관련된 댓글이 거듭 달리고 있다.
토트넘은 내달 일본, 한국으로 프리시즌 투어를 떠난다. 이번 일에 마뜩잖은 반응을 보이는 팬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아시아 투어를 계획하고 있는 토트넘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