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앞서 전날(19일) 3-15 완패를 돌아봤다. 선발 투수 고영표(5이닝 9피안타 6실점)가 1·2회만 6점을 내주며 일찌감치 승기를 내준 경기. 유일한 위안은 3년 차 외야수 안현민(21)이 홈런을 친 것이었다.
교체 출전한 그는 KT가 4-13으로 지고 있던 9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섰고, 상대 투수 현도훈의 144㎞/h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받아쳐 백스크린까지 뻗는 비거리 130m 중월 솔로홈런을 쳤다. 개인 1군 첫 홈런이었다.
2022 2차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포수로 지명을 받은 그는 2022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에서 모교 마산고의 우승을 이끌었고, 그 대회에서 도루상(8개)을 차지했다. 프로 입단 뒤에도 '도루하는 포수'로 기대받았다.
안현민은 비범한 파워와 팀 내 포수 자원 상황을 고려, 외야수로 전환했고, 현역 복무를 마친 뒤 올해 소속팀에 복귀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뛰던 그는 유망주들이 1군과 동행하는 프로그램인 '빅토리 프로젝트' 일원으로 지난달 말 위즈파크를 찾았고, 이강철 감독 앞에서 프리 배팅을 하며 괴력을 선보였다. 외야진 장타력 보강에 갈증이 있던 이 감독은 그를 키울 생각을 굳혔다.
그렇게 1군에 합류한 안현민은 7경기 만에 홈런을 쳤다. 이강철 감독은 "백스크린을 맞혔다. 나도 놀랐다"라며 감탄했다. 이어 "변화구를 얼마나 잘 참는지 여부가 중요할 것이다. 매일 경기에 나가는 선수들도 좋은 변화구에는 대응을 어려워 한다. 어제 (안)현민은 유일한 위안거리였다"라며 웃었다.
한편 이강철 감독은 19일 고영표 투구에 대해 "잘 적응하길 바라야 겠다. 그래도 3~5회는 잘 던졌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 4월 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한 뒤 그동안 재활 치료에 매진했고, 이날 복귀전을 치렀다.
이 감독은 1회 초 롯데 1~5번 타자들이 연속 안타를 치는 과정에서 배터박스 앞쪽에 붙어 타격하는 변화를 준 걸 포착했다. 히팅포인트가 앞에 있다 보니 고영표의 주 무기인 체인지업도 효과가 무뎌진 것. 이 감독은 1회를 마친 뒤 투수에게 관련 내용을 귀띔했다. 상대 대처는 다소 늦어지만, 그래도 무실점 기류 속에 경기를 마친 건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