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은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5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 롯데의 11-2 승리를 이끌고 승리 투수가 됐다. 롯데는 '영호대제전(영남-호남)'으로 명명한 KIA와의 이번 3연전에서 2승 1무를 기록하며 3연속 우세로 시리즈를 마쳤다.
1회부터 이창진-소크라테스 브리토-김도영을 상대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박세웅은 3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4회 2사 1루에서 KIA 간판타자 나성범에게 던진 초구 체인지업이 통타당하며 적시 2루타를 맞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롯데는 이어진 4회 공격에서 4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5-1로 앞서갔다. 박세웅은 리드를 안고 나선 5·6회도 실점을 잘 막아냈다.
박세웅은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통산 전적에서 매우 약했던 한화 이글스전에 등판해 개인 최다 실점(10)으로 부진했고, 이후 네 경기 연속으로 4점 이상 내줬다. 9일 SSG 랜더스전, 15일 LG 트윈스전, 21일 키움 히어로즈전은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선발 투수 첫 번째 임무(이닝 소화)는 해냈지만,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가 부상으로 이탈해 헐거워진 팀 선발진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가 더 확실히 승리 발판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기대가 있었다. 비로소 '한화 악몽'을 떨쳐냈다.
1회 약세를 극복한 것도 의미가 있다. 박세웅은 21일 키움전에서 볼넷 3개, 피안타 2개를 내주며 3실점했다. 15일 LG전에서도 2회 볼넷 3개를 내주는 등 고전하며 2실점했다. 5월 28일 한화전부터 치른 5경기 중 3경기에서 1회 실점을 기록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2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전날 고전한 박세웅에 대해 "1회 점수를 너무 쉽게 준다. 볼넷도 많이 준다. 결국 멘털 문제다. 이러다가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라고 했다. 슬라이더의 무브먼트가 줄어, 포심 패스트볼(직구)과 흡사한데 구속은 더 낮은 공이 들어가다 보니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고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16일 LG전을 앞두고도 전날(15일) 박세웅 투구에 대해 너무 생각이 많은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실제로 박세웅은 26일까지 나선 15경기에서 피출루율 0.411, 볼넷 11개를 기록했다. 피출루율은 두 번째, 볼넷 허용은 가장 많았다.
그런 박세웅이 27일 KIA전에서는 1회 까다로운 타자들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김태형 감독이 지적한 슬라이더 구사율을 크게 줄이고, 직구와 커브, 직구 체인지업 조합을 주 무기로 삼았다. 이창진에겐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 연속 직구를 뿌려 3루 땅볼을 유도했다. 후속 소크라테스에게도 직구 2개를 보여준 뒤 체인지업에 이어 직구를 구사해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김도영은 슬라이더를 초구에 던져 파울을 유도한 뒤 체인지업과 직구를 뿌려 2루 땅볼을 유도했다.
박세웅은 KIA전 호투로 5.25였던 평균자책점을 5.00로 낮췄다. 시즌 6승(6패)째를 거두기도 했다. 돌아온 안경 에이스. 야수진에 갑자기 부상자가 늘어나며 악재가 생긴 롯데에 단비를 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