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대표팀이 꾸역꾸역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준결승에 올랐다. 마치 5개월 전 한국 축구대표팀과 닮았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7일(한국시간) 독일 뒤셀도르프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8강전에서 스위스와 정규 시간, 연장전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겼다.
유로 2020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4강에 진출했지만, 잉글랜드의 여정은 썩 만족스럽지 않다. 조별리그부터 탈락할 것 같은 경기력을 보이면서도 꾸역꾸역 결승 문턱까지 올라갔다.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 오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과 닮았다. 당시 클린스만호도 조별리그부터 졸전을 펼쳤고, 토너먼트에 진출해서도 경기력이 나아지지 않았다. 거듭 ‘운’이 따랐지만, 4강까지였다.
잉글랜드의 유로 여정은 어디서 끝날지 주목된다.
조별리그에서 1승 2무를 거둬 C조 1위로 16강에 오른 잉글랜드는 자국 팬,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그만큼 선수들의 엄청난 이름값에 비해 경기력은 형편없었다. 16강전에서 만난 슬로바키아를 상대로도 선제골을 내주고 경기 종료 직전에 두 골을 넣으며 가까스로 8강에 올랐고, 스위스전에서도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대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들은 조별리그에서 경기력이 떨어진 상태라도 토너먼트를 치르면서 올리곤 하는데, 잉글랜드는 분명 다른 예다. 그저 아시안컵 때 한국처럼 운이 따르는 분위기다.
한국 역시 아시아에서 가장 이름값 높은 멤버를 보유하고도 아시안컵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의 ‘무전술’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 잉글랜드 역시 지휘봉을 쥔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비판받고 있다. 그 역시 상대 밀집 수비를 뚫는 데 애먹고 있고, 뚜렷한 전술적 색채를 못 보인다.
스위스전 역시 큰 특징은 없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 그랬듯,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부카요 사카(아스널)에게 ‘해줘 축구’를 부탁했다. 사카를 오른쪽 측면에 배치한 뒤 거듭 볼을 그쪽으로 보냈다. 결국 사카는 잉글랜드를 8강 탈락 위기에서 구하는 왼발 슈팅으로 보답했다.
잉글랜드는 오는 11일 오전 4시 네덜란드와 대회 준결승전을 치른다. 승자는 스페인과 프랑스 중 한 팀과 우승 트로피를 두고 다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