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 부임이 공식화된 홍명보(55) 감독이 정작 주중에는 울산 HD의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끈다.
8일 울산 구단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은 10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홈경기를 직접 지휘할 예정이다. FC서울전(13일)이나 인천 유나이티드전(17일·코리아컵) 등 광주전 이후 경기 지휘 여부는 미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의 브리핑을 통해 홍명보 감독의 선임을 공식화했고, 실제 협회는 소셜 미디어(SNS)와 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 감독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까지 공식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홍 감독은 주중 광주전을 울산 감독으로서 팀을 지휘하는 셈이다.
시즌 도중 K리그 현직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 협회 결정만큼이나, 그동안 대표팀 감독 부임설에 선을 긋다가 돌연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홍 감독의 선택 역시도 팬들의 큰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 어쩌면 고별전이 될 수도 있는 무대에서 얼마나 많은 울산 팬들의 지지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이임생 이사가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 등을 먼저 밝힌 가운데, 홍명보 감독 역시 이날 경기 전·후 사전 인터뷰나 공식 기자회견 등을 통해 대표팀 감독직 수락 과정 등에 대한 입장을 처음 밝힐 것으로 보인다. 울산 팬들이나 선수들을 납득시킬 만한 설명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데, 자연스레 이날 포커스 역시 울산과 광주 간 K리그 경기 내용 등이 아닌 홍명보 감독의 입에만 쏠리게 됐다.
이임생 이사는 이날 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울산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시즌 중 대표팀 감독으로 모셔 클럽을 떠나게 해 K리그와 울산 팬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이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 이사는 “(최종 후보 3명 중) 외국인 감독 후보 2명과 유럽에서 만나고 돌아온 뒤 5일 낮에 한국에 도착했고, 이날 밤 11시경에 홍명보 감독의 집 앞에서 만났다. 한국축구의 철학과 A대표팀, 연령별 대표팀의 연속성을 위해 헌신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홍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등을 설명했다.
축구협회 공식 발표가 이뤄지긴 했으나 홍 감독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대표팀 감독으로서 업무를 시작할지는 미지수다. 이 이사는 “울산 구단에서 많은 협조를 해줬기 때문에, 차후 울산과 협의하면서 구단이 원하는 계획대로 의논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울산을 계속 이끄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홍 감독이 대표팀과 울산 구단을 모두 지휘하는 겸임은 불가능할 거란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