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시즌 도중 구단과 팬들을 뒤로한 채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과 관련해 울산 HD 구단이 김광국 대표이사 명의의 공식입장을 냈다.
김광국 울산 대표이사는 9일 구단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홍명보 감독이 떠난다. 많은 팬분들이 속상해한다. 약속을 어겼다며, 거짓말을 했다며, 존중받지 못했다고 화를 내기도 한다. 충분히 팬들의 감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홍 감독은 국대로 간다. 우리 구단이 보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국 대표는 “홍 감독에게도 혹시나 국대(국가대표) 감독 선정에 실패하고 최선을 홍 감독이라며 요청을 해온다면 도와줘야 한다는 메시지는 수시로 전달됐다. 우리 구단이 리그를 가볍게 보거나 구단의 목표와 팬의 염원을 가볍게 생각해서 그런 건 아니다. 우리 구단만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김 대표는 “그렇지만 최종 결정과 책임은 홍명보 감독 본인의 몫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홍명보 감독은 우리 구단에 2개의 별(K리그 우승 2회)을 달아준 감독이다. 자식을 둘이나 낳고 3년 반이나 사랑했던 사람을 어떻게 보내주는 게 좋을까요”라며 “사랑하던 사람이 떠난다고 했을 때, 평생을 사랑하겠다고 했던 둘의 맹세를 떠올리며 배신감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홍 감독은 우리가 보내는 거다. 떠나야 할 시점이 도래했고, 새로운 도전과 목표에 마음이 움직인 상대는 보내줘야 한다. 멋지게 보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의 뒤를 이을 차기 감독도 잘 선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광국 대표는 “새로운 훌륭한 감독을 모셔와서 행복하게 잘 살 거다. 처음에 홍 감독에 대해서도 일부 미흡한 마음을 느끼셨던 분들도 있는 것처럼, 처음엔 미흡한 감정을 가질 수도 있다”며 “그 감독도 강력한 구단과 멋진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더욱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홍명보 감독 후임 감독에 대한 작업을 열심히, 진지하게 하고 있다. 구단을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다.
이어 김광국 대표는 “홍 감독과의 이별도 멋지게 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울산 팬들 사이에선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광주FC전을 통해 대한축구협회는 물론 팀을 떠나기로 결정한 홍명보 감독을 향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광국 대표는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가 사랑했던 설영우, 마틴 (아담) 선수를 보낸 것처럼 절실한 심정으로 응원하며 보낼 수 있었으면 한다”며 “팬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우리 구단의 존재 이유다. 울산의 팬이어서 행복하게 해 드리겠다. 어려운 상황을 구단과 한마음으로 같이 극복하고 나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5개월 간 공석이던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고, 이튿날 이임생 기술 총괄이사의 브리핑과 축구협회 차원의 공식 발표를 통해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을 공식화했다.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 감독 부임설이 돌 때마다 선을 그었으나, 이임생 총괄이사의 설득에 결국 마음을 돌려 울산 구단의 지휘봉을 내려놓고 대표팀 감독직 제안을 수락했다.
이 과정에서 울산 팬들은 시즌 도중 클럽팀 감독에게 대표팀 감독직을 제안한 축구협회의 행정은 물론, 결과적으로 축구협회의 제안을 수락하고 팀을 떠나는 홍명보 감독을 향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감독 부임과 관련해 울산 구단 차원의 공식 입장이 나온 건 지난 7일 내정 발표 이후 이틀 만이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감독 부임과 관련된 김광국 울산 대표이사 명의 입장문 전문.
울산 HD 팬 여러분, 홍명보 감독 관련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고 이해를 구하자는 차원에서 글을 올립니다.
홍명보 감독이 떠납니다. 많은 팬분들이 속상해합니다. 또한 약속을 어겼다며, 거짓말을 했다며, 존중받지 못했다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충분히 충분히 팬들의 감정을 존중합니다.
우리 팬분들의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것과 거의 똑같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평생 나를 사랑한다고 해놓고, 나를 떠나간다고? 거짓말쟁이! 나를 사랑한다고 했잖아, 나한테 약속했잖아, 저 딴 애보다 내가 훨씬 멋있다고 했잖아" 이런 감정 말입니다.
홍 감독은 국대로 갑니다. 우리 구단이 보내주는 겁니다.
홍 감독에게도 혹시나 국대 감독 선정에 실패하고 최선이 홍 감독이라며 요청을 해온다면 도와줘야 한다는 메시지는 수시로 전달되었습니다.
우리 구단이 리그를 가볍게 보거나 구단의 목표와 팬의 염원을 가볍게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 구단만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최종 결정과 책임은 홍명보 감독 본인의 몫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우리 구단에 2개의 별을 달아준 감독입니다. 자식을 둘이나 낳고 3년 반이나 사랑했던 사람을 어떻게 보내주는 게 좋을까요?
사랑하던 사람과의 헤어짐에는 일방적인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던 사람이 떠난다고 했을 때, 평생을 사랑하겠다고 했던 둘의 맹세를 떠올리며 배신감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홍 감독은 우리가 보내는 겁니다. 떠나야 할 시점이 도래했고, 새로운 도전과 목표에 마음이 움직인 상대는 보내주어야 합니다.
멋지게 보냈으면 합니다.
홍 감독이 꽃길만 걸을 수도 있고,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행복한 순간에도, 어려운 상황에도 그때마다 우리 구단과 팬들을 생각하면서 우리의 멋진 날을 돌이켜 보게 하는 게 더 멋진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새로운 훌륭한 감독 모셔와서 행복하게 잘 살 겁니다. 처음에 홍감독에 대해서도 일부 미흡한 마음을 느끼셨던 분들도 있는 것처럼, 처음엔 미흡한 감정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 감독도 강력한 구단과 멋진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더욱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홍명보 감독 후임 감독에 대한 작업을 열심히 진지하게 하고 있습니다. 구단을 믿고 기다려 주십시오.
우리는 우리의 목표인 리그 3연패도 흔들림 없이 달성합니다.
내년도 클럽월드컵에서도 멋지고 치열한 경기력으로 세계 최고의 클럽팀들 사이에서도 팬들이 움츠러들지 않고 자랑스러워할 빛나는 시간을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홍 감독과의 이별도 멋지게 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가 사랑했던 설영우, 마틴 선수를 보낸 것처럼 절실한 심정으로 응원하며 보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팬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우리 구단의 존재 이유입니다. 울산의 팬이어서 행복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을 구단과 한마음으로 같이 극복하고 나아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