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전반기 내부 최우수선수(MVP)로 포수 김재현(31)을 꼽았다. 홍 감독은 "보이지 않은 자리에서 팀 분위기를 올리는 데 힘을 보탠 선수"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키움은 개막 첫 주부터 포수진에 비상이 걸렸다. 주전으로 낙점한 2년 차 김동헌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것. 김동헌의 성장세를 믿은 키움은 지난겨울, 내부 자유계약선수(FA)였던 베테랑 포수 이지영을 잡지 않은 터였다.
김동헌의 공백을 메운 선수가 김재현이다. 처음에는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전담 포수로 나섰지만,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수비력을 보여주며 주전으로 올라섰다.
김재현은 올해 프로 입단 13년 차다. 하지만 베테랑이라는 수식어를 얻기엔 경험이 부족했다. 그동안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 2018년 한 번뿐이었다.
그런 김재현이 다른 9개 구단 주전 포수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전반기 리그 포수 중 다섯 번째로 많은 이닝(476과 3분의1)을 소화했고, 도루저지율 2위(30.4%)를 지켰다. 6월 이후 출전한 18경기에서 0.372를 기록하는 등 경험이 쌓일수록 공격력도 좋아지고 있다.
키움은 로니 도슨·송성문·김혜성, 전반기 타율 2~4위에 오른 타자들이 2~4번 타순을 맡고 있다. 헤이수스와 후라도는 각각 10승과 8승을 거두며 전반기 다승 1·2위에 올랐다. 최하위로 후반기를 맞이했지만, 충분히 5강 진입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이다.
키움의 약점은 불펜진이다. 6월부터 7월 첫째 주까지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불펜 평균자책점(6.68)을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 조상우, 셋업맨 김성민 외 믿을 만한 투수가 부족하다.
젊은 투수들을 리드하는 포수 어깨가 무거운 상황. 김재현은 "아직 주전 포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후배 (김)건희와 함께 시너지를 내서, 포수진에서도 팀 승리에 더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홍원기 감독도 "김재현이 국내 투수들과도 점점 좋은 호흡을 보여줄 것"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