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매체 보스턴 글로브에서 보스턴 구단을 담당하는 피트 아브라함은 14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우와사와의 트리플A행 소식을 전했다. 우와사와는 지난 10일 양도지명(DFA·designated for assignment)으로 처리돼 거취에 물음표가 찍혔다. 다른 팀의 부름을 받으면 이적이 성사될 수 있었지만, 러브콜이 없었다.
2014년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으로 일본 프로야구(NPB)에 데뷔한 우와사와는 지난 시즌까지 줄곧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었다. NPB 통산 성적은 70승 62패 평균자책점 3.19. 지난해에는 9승 9패 평균자책점 2.96으로 활약했다. 특히 170이닝을 소화, 야마모토 요시노부(당시 오릭스 버팔로스, 현 LA 다저스)에 6이닝 앞선 퍼시픽리그 이닝 1위였다.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 컷 패스트볼, 너클 커브, 포크,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을 다양하게 섞는 유형. 체격 조건(키 1m87㎝·몸무게 88㎏)도 비교적 탄탄해 입단 당시 일본 지바현 마쓰도 출신인 그를 두고 '마쓰도의 다르빗슈'라고 부르기도 했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107승을 기록 중인 일본 야구 레전드다.
우와사와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빅리그 도전을 천명했다. 니혼햄 선수가 포스팅을 활용한 건 2005년 이리키 유사쿠, 2011년 다르빗슈 유, 2017년 오타니 쇼헤이, 2020년 아리하라 고헤이와 니시카와 하루키에 이어 우와사와가 역대 6번째였다.
지난 1월 탬파베이 레이스와 계약한 우와사와는 MLB 진출 꿈을 이뤘다. 그런데 현실은 차가웠다. 탬파베이 소속으로 공식전을 뛰지 못하고 지난 3월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된 것. 지난 5월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을 통해 MLB 데뷔에 성공. 2경기 평균자책점 2.25(4이닝 2피안타 1실점)로 비교적 호투했으나 곧바로 트리플A행을 통보받았다. 우와사와의 보스턴 산하 트리플A 성적은 13경기(선발 6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6.54다.
KBO리그 구원왕 출신으로 마이너리그를 전전하고 있는 고우석의 상황과 겹친다. 고우석도 포스팅으로 샌디에이고와 계약, 태평양을 건넜지만 빅리그 데뷔를 하지 못하고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됐다. 최근엔 트리플A에서 더블A로 강등되는 등 둘러싼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