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은 지난 12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더블A로 떨어졌다. 트리플A는 마이너리그 최고 레벨이고 더블A는 그보다 한 단계 낮은 단계. 시즌 출발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더블A(샌안토니오 미션스)에서 한 고우석은 지난 5월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 직후 줄곧 트리플A(잭슨빌 점보 슈림프)에 몸담았다.
더블A에 대한 평가는 이전과 다르다. 몇몇 구단은 전략적으로 트리플A가 아닌 더블A에 유망주를 놓기도 한다. 샌디에이고가 트리플A가 아닌 더블A에 고우석을 배치한 것도 좀 더 편안한 상황에서 구위를 끌어올리라는 일종의 '배려'였다. 메이저리그(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부상을 당했다가 재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은 로스터 상황이 열려 있는 팀에 가서 그냥 경기를 뛴다.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최근 MLB에 복귀한 잰더 보가츠(샌디에이고)는 싱글A에서 경기를 뛰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고우석의 기록이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더블A(2패 평균자책점 4.38)와 마이애미 트리플A(2승 평균자책점 4.29)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심지어 펜서콜라로 강등된 이후 등판한 2경기에선 모두 실점하며 평균자책점 18.00(2이닝 4피안타 1피홈런 5실점)을 기록했다. 14일 로켓시티 트래시 판다스(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산하)전에선 3-1로 앞선 10회 말 등판, 1이닝 1피안타 2볼넷 2실점하며 블론세이브로 고개 숙였다. 연장 11회 초 결승 득점을 뽑아 행운의 승리를 챙기긴 했지만, 투구 내용은 기대 이하였다.
송재우 위원은 멘털을 강조했다. 송 위원은 "더블A로 내려온 뒤 성적이 안 좋으니 심리적인 압박이 훨씬 더 심할 수 있다"며 "한국 프로야구에서 스타로 군림했던 선수인 만큼 마이너리그 생활이 더 힘들고 루키리그부터 뛰었던 (젊은) 선수들과 같을 수 없다. 심리적인 게 문제가 되면 퍼포먼스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고 우려했다. 이어 "7월 말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마이애미가 선수를 팔 거라는 건 자명하다. 불펜에서 한두 명 정도는 다른 팀에서 탐낼 만한 선수가 있는데 이 선수들이 움직였을 때 로스터에 구멍이 생기니까 밑에서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때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만약 이때도 못 올라가면 써보지도 않고 팀에서 버릴 수도 있다. 지금부터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까지) 진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