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는 14일 “홍명보 감독이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차 내일(15일) 오전 유럽으로 출국한다”면서 “출국 시 현장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지난 7일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홍명보 감독은 13일 정식 선임 절차를 마쳤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건으로 2024년 4차 이사회 서면결의를 실시했고, 23명 중 무려 21명이 찬성하면서 승인됐다.
홍명보 감독의 첫 업무는 예상대로 유럽 코치진 선임이다. 앞서 이임생 KFA 기술총괄이사는 “전술 측면 보완을 위해 유럽 출신 코치 2명을 둔다는 계약 조건을 홍 감독에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이 이 조건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0일 광주FC전(0-1 패)을 마친 뒤 대표팀 지휘봉을 쥔 심정을 고백했다. 당시 홍 감독은 “10년 만에 간신히 재밌는 축구도 하고 선수들과 즐거운 시간도 보내 봤는데, 결과적으로 나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정말 잠을 못자면서 생각했는데, 난 나를 버렸다. 이제 나는 없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그게 내가 우리 팬들에게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던 마음을 바꾼 이유”라고 말했다.
KFA 내에서는 홍명보 감독 선임을 동의했지만, 여전히 마뜩잖은 반응이 주를 이룬다. 홍 감독과 KFA를 향한 비판 여론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다수 축구계 레전드도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는 “(축구협회는 현재) 체계 자체가 완전히 무너졌다. 체계를 바로 세우고 앞으로 나아갈 거라는 기대는 5개월 전이 마지막이었다”면서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제대로 된 선임 절차를 밟는다고 발표한 건 무언가 변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팬들에게 심어줬던 것이다. 결국 그러지 못한 건 팬들에게도 충격이지만, 협회 안에서도 큰 충격일 거다. 체계를 변화시키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결국 모든 걸 다시 하나부터 쌓아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고 개탄했다.
이동국 역시 지난 13일 “5개월이 넘는 시간을 지켜보며 참 아쉽단 생각을 했다. 과정이 좋아야 하는데, 한국축구 팬들의 걱정과 기대만큼 잘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 “국가대표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K리그에서 오랜 시간을 뛰었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후배로서 선배로서 더 잘 챙겨야 하는 부분도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