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32)가 2024 메이저리그(MLB) 홈런 더비에서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을 이뤄냈다.
에르난데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 전야제 홈런더비 결승에서 14홈런을 기록, 맞상대인 바비 윗 주니어(캔자스시티 로열스)의 13개 기록을 하나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14억원)에 달한다. 다저스 구단 역사상 첫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총 8명의 스타 타자들이 참가한 이번 홈런 더비에서 에르난데스는 매 라운드를 간발의 차로 제치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예선에선 딱 4위에 이름을 올렸고, 준결승 때는 알렉 봄(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동률을 이룬 후 번갈아 치는 '스윙 오프'로 접전 끝에 승리했다.
결승전도 치열했다. 에르난데스는 결승전 1라운드 때는 2분 동안 27개 공을 쳤는데, 총 11홈런을 때렸다. 이어 4개 아웃 카운트 안에 홈런을 노리는 보너스 라운드에서 다시 3개를 더했다.
윗 주니어 역시 장타력을 과시했다. 1라운드에서 똑같이 11홈런을 때렸고, 보너스 라운드에서는 연속 홈런으로 에르난데스의 턱 밑까지 추격했다. 아웃 카운트 2개가 남은 가운데 1홈런만 치면 동점, 2홈런을 치면 역전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윗 주니어는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놓쳤고, 결국 우승에 실패하며 에르난데스에게 트로피를 내줬다.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실버슬러거를 두 차례나 탄 에르난데스는 MLB 대표 강타자 중 한 명이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유력 우승 후보로 꼽히진 않았다. 이미 홈런 더비 우승이 두 차례나 있는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 아메리칸리그 홈런 2위로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노리는 거너 헨더슨(볼티모어 오리올스) 아메리칸리그 최고 3루수 호세 라미레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등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오타니 쇼헤이(다저스)의 불참이 더 큰 화제가 된 것도 에르난데스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게 했다.
다소 관심은 받지 못했지만, 에르난데스 역시 올 시즌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다. 전반기 동안 그는 타율 0.261 19홈런 62타점을 쳐 오타니,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로 이어지는 다저스 강타선에 한 축을 맡았다.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부진을 씻기 위해 다저스와 1년 계약했고, 성적으로 부활을 증명하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우승 후 "사람들이 나를 과소평가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마지막까지도 윗 주니어가 우승할 거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 나다. 다른 선수들이 나보다 어릴지 모르지만, 나도 재능에선 밀리지 않는다"고 웃었다.
한편 지난해 홈런 더비 우승자이자 에르난데스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동료였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도 더비 내내 그를 응원했다. 게레로 주니어는 "더비 챔피언을 물려주게 됐다"며 "에르난데스가 매우 자랑스럽다. 그는 내 훌륭한 친구다. 내 형이고 내 전 팀메이트다. 그에 대해 뭐라고 더 말할 수 있겠나. 지금은 그가 자랑스러울 뿐"이라고 기뻐했다.
한편 사전 행사를 마무리한 MLB 올스타전 본 행사는 17일 오전 9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