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소화하는 팀들의 심정을 알 것 같다.”
고정운 김포FC 감독이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을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험난한 리그 일정을 앞둔 상황에서,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라는 거함을 만난 상황에서 나온 너털웃음이다.
김포는 17일 오후 7시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을 벌인다. K리그2 5위 김포와, K리그1 7위 제주의 만남이다.
2년 전 프로 구단으로 전환한 김포가 코리아컵 8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 시절을 포함해도 최초의 기록. 16강전에서는 K리그1 거함 전북 현대를 격파하며 돌풍의 중심에 섰다. 마침 같은 기억이 있는 김포솔터축구장에서 또 다른 K리그1 팀을 상대로 이변을 노린다.
변수는 경기 전 쏟아지는 거센 비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마주한 고정운 김포 감독은 먼저 “이 경기 끝나면 FC안양, 서울이랜드, 수원 삼성으로 이어지는 일정이다”라고 언급하면서 “비도 많이 오고 있어 변수가 많다. 준비는 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K리그1 팀들의 심정을 일부분 알 것 같다. 코리아컵 8강까지 올라 기분이 좋으면서도, 부담도 된다. 기대가 들면서도 다음 경기 걱정이 된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험난한 일정을 앞둔 김포는 직전 경기 대비 강도 높은 로테이션을 가동한 상태다. 고정운 감독은 “프로선수는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다들 못 뛰면 감독에게 불만이 많지 않나. 이런 기회에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오늘같이 많은 관심을 받는 경기에서, ‘나라는 존재’를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고정운 감독은 새롭게 합류한 안재민과 정강민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끝으로 고정운 감독은 “우리에게 유리하게 됐으면 좋겠다. 제주는 워낙 스킬이 뛰어난 팀이다. 일단 선수들에게는 어느 정도 인지시켰다”라고 짚었다.
한편 취재진이 ‘승부차기 준비는 했는지’라 묻자, 고정운 감독은 “그 부분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웃었다.
이에 맞선 김학범 제주 감독은 “엉망진창 아닌가. 오늘은 뭐 자세히 말할 것도 없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원가 많은 비가 쏟아지는 탓에, 정상적인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 내다본 것이다.
이날 제주는 구자철·서진수·이탈로 등 일부 1군 전력을 내세운 상태다. 특히 부상에서 복귀한 구자철은 공식전 2경기 연속 선발이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오늘 같은 날은 명단에 넣지 말아야 했다”라고 털어놨다. 부상자 발생에 강하게 경계한 김 감독은 “우리도, 상대도 대형 사고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경기는 불가피한 상황이 너무 많다”라며 선수단을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