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에 또 다른 ‘신성’이 떠올랐다. 주인공은 입단 11일 차, 리그 3번째 경기 만에 2골 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한 김지호(21)다.
김지호는 23일 오후 7시 30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24라운드에서 선발 출전, 2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고려대에서 활약한 김지호는 지난 12일에야 수원에 입단하며 프로 데뷔한 선수다. 변성환 감독의 부름을 받은 그는 입단하자마자 리그 2경기를 교체 출전했고, 이날은 처음으로 선발 경기를 소화했다.
김지호는 자신의 선발 데뷔전을 화려한 시나리오로 채웠다. 전반 종료 직전 배서준이 얻어낸 페널티킥(PK)을, 강하게 왼쪽으로 차 넣으며 부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에는 배서준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가볍게 마무리하며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부천의 추격 의지를 꺾는 득점이었다. 이어 후반 22분에는 정확한 크로스로 이규동의 헤더까지 돕는 등 경기를 지배했다. 그는 후반 31분까지 소화한 뒤 그라운드를 떠났고, 팀은 3-0으로 완승했다.
이날 수훈선수로 선정된 김지호는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사실 지난 경기가 올 시즌 빅버드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는데, 비겨서 너무 아쉬웠다. 오늘 이기자고 다들 잘 준비했는데,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라고 돌아봤다.
이날 김지호는 두 번째 득점을 터뜨린 뒤 팬들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선수들이 있는 이유는 팬들의 존재 때문”이라고 운을 뗀 뒤 “항상 원정, 홈 가리지 않고 엄청난 응원을 보내주신다. 이 세리머니는 아버지가 추천해 주셨다. 너무 감사하다는 의미로, 절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데뷔골인 PK 골은 김지호의 당찬 자신감이 배경이었다. 김지호는 “사실 (이)기제 형이 전담을 하시는데, 내가 서준이와 기제형한테 ‘내가 차겠다’고 했다. PK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형들이 양보해 줘서, 득점할 수 있었다”라고 웃었다.
올 시즌 초반까지 대학팀에서 활약한 김지호는 수원의 입단 제의를 받고 “날아갈 것 같았다”라고 회상하면서 “프로에 입단해 부모님께 기쁨을 드릴 수 있었다. 클럽에서 형들이 너무 잘해준다. 룸메이트인 양형모형, 그리고 김상준형도 첫날부터 너무 잘해주신다”라고 웃었다. 수원에 대해선 “한국 최고의 클럽이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무조건 승격, 승리를 바라보고 있다. 나 역시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취재진이 ‘자신의 장점을 하나만 설명해달라’고 하자, 김지호는 “하나만요?”라고 반문한 뒤 “스피드, 일대일 돌파, 슈팅, 뒷공간 움직임, 사이드 움직임에 자신이 있다”라고 당차게 말한 뒤 현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