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대표 '교타자' 김혜성(26)에게 멀티히트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23일 두산 베어스전은 조금 의미가 다르다. 최근 경기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김헤성은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 4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팀이 0-3으로 지고 있던 4회 초 2사 3루에서 상대 선발 최준호로부터 깔끔한 우전 안타를 치며 추격하는 득점을 이끌었고, 키움이 3-4 1점 차까지 추격한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바뀐 투수 이병헌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친 뒤 도루까지 성공하며 동점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타는 나오지 않았지만, 선수 한 명이 경기에 미치는 힘을 보여줬다.
김혜성은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감기 증세가 있었고, 3번에서 4번으로 타순이 바뀐 나선 19·21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8타수 1안타에 그쳤다. 특히 이 두 경기는 그답지 않은 타격이 나왔다. 19일 경기에선 삼진 3개, 21일엔 2개를 당한 것.
18일까지 김혜성은 타석당 삼진이 0.08개에 불과했다. 350타석 이상 나선 리그 타자 중 가장 적은 삼진(28개)을 기록했다. 볼넷 출루(31번)가 더 많았다. 한 경기 기준 삼진 2개 이상 당한 경기는 다섯 번뿐이었다.
컨디션 난조와 바뀐 타순 영향이었을까. 김혜성은 지난주 마지막 두 경기에서 삼진 5개를 당하며 주춤했다. 변화구 공략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슬럼프는 오래 가지 않았다. 23일 두산전에서 포심 패스트볼(직구)과 슬라이더를 각각 공략해 안타를 쳤다. 삼진도 없었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공식화했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소속된 에이전시 CAA와 손을 잡았다. 김혜성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해외 야구단 스카우트들이 자주 국내 야구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날 잠실도 그랬다. 김혜성은 다시 자신의 강점인 콘택트와 주력을 보여줬다. 삼진을 많이 당하지 않는 면도 마찬가지. 비록 키움은 패했지만, 김혜성을 보기 위해 발걸음 한 스카우트들은 만족할 수 있는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