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 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9회 말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요나단 페라자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이틀 연속 페라자에게 역전 결승타를 허용했다. 공교롭게도 두 경기 모두 마무리 오승환이 얻어 맞았다. 23일 경기에선 주자를 쌓은 김재윤이 패전 투수가 됐지만, 24일엔 오승환이 패전의 멍에를 썼다.
23일과 24일 모두 삼성이 기선을 제압했다. 23일엔 초반 3-0까지 달아났으나 선발 대니 레예스가 중반에 흔들리며 역전을 허용했고, 이후 타선이 8회 초 재역전에 성공했으나 불펜진이 다시 역전을 내주면서 패했다.
24일엔 류현진을 상대로 타선이 힘을 내며 2-0 리드를 먼저 가져왔다. 선발 코너 시볼드도 7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이후 황동재가 동점을 허용했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기 위해 삼성이 필승조 최지광과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결국 뼈아픈 역전패만 당했다.
삼성의 뒷문이 헐거워졌다. 전반기 8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49(리그 3위)로 비교적 선방했던 불펜진은 후반기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64(8위)로 부진하다. 실점(73점)과 자책점(65점)도 같은 기간 키움 히어로즈(83실점, 77자책점) 다음으로 많다.
이번 시즌 삼성은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하고 오승환과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세 선수가 1이닝씩 막아주는 그림을 구상해왔다. 여기에 우완 이승현과 최지광 등이 힘을 내면서 필승조가 잘 갖춰지는 듯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잔부상 여파 등으로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필승조들이 이닝을 제대로 못 마치고 내려오는 일이 잦아졌고, 오승환의 멀티 이닝도 많아졌다. 24일 한화전이나 지난 4일 KIA 타이거즈전처럼 오승환이 경기 막판 동점 상황에 오르는 경우도 생기면서 등판 루틴에 잦은 변화가 이어졌다.
5월까지 역전패 최소 1위(8패)였던 삼성은 역전패 최소 5위(21패) 팀이 됐다. 6월 이후로만 따지면 역전패 최다 1위(13패)다. 역전승은 여전히 최다 1위(29승) 팀이지만, 불펜의 방화로 재역전해 승리한 경우도 많다. 그만큼 삼성의 뒷문이 많이 헐거워졌다.
삼성은 올스타 브레이크 도중 코칭스태프들을 대거 물갈이하는 큰 변화를 줬다. 잦은 불펜 방화 및 역전패에 따른 분위기 반전을 꾀한 조치였다. 하지만 아직 효과는 미미한 듯하다. 무더운 여름 불펜 투수들의 체력 안배가 주요 안건으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이 어떤 묘수로 최다 역전패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