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현은 지난 2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등판, 1이닝 3피안타 4사사구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2-2로 맞선 8회 말 2사 3루에서 마운드를 밟은 전상현은 사사구 2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고영우에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KIA의 저력은 대단했다. 2-5로 뒤진 9회 초 대거 3득점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이다.
5-5로 맞선 9회 말 KIA 투수는 '여전히' 전상현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8회를 투구 수 15개로 마친 '전상현 카드'를 계속 밀고 갔다. 아웃카운트 2개를 손쉽게 올릴 때만 하더라도 큰 무리가 없어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전상현은 피안타 1개와 사사구 2개로 만루에 몰린 뒤 송성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전상현의 투구 수가 44개(스트라이크 27개).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종전 32개)를 훌쩍 넘기는 동안 KIA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27일 고척 키움전에서 아쉽게 패전 투수에 머문 전상현. KIA 제공
이범호 감독은 28일 경기에 앞서 "어제 몸 풀고 있었던 다른 선수가 있었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형범이하고 (김)승현이 둘 남았었다. (장)현식이는 이닝 수가 워낙 많아 어제 안 던지기로 돼 있었다"며 "투수는 형범이하고 승현이 둘 남았는데 상현이 스타일이 그 상황에서 내려오면 찜찜할 거 같기도 하고, (물어보니) 본인도 어제 내려온다고 해도 안 내려왔을 거라고 하더라. 본인이 다 책임지고 싶은 그런 것도 있었을 거 같다"며 투수 교체의 어려움을 전했다.
KIA는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이탈한 뒤 전상현이 뒷문을 책임졌다. 전상현은 지난 21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닷새 휴식 후 키움전에 출격,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 이범호 감독은 "5일 정도 쉬었었다"며 "어제 그걸 못 막으면 연장을 가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그 상황에서 내가 판단했다"고 선수들을 감쌌다. 전상현과 최지민은 28일 경기에서 휴식한다. 이 감독은 "상현이는 44개를 던졌으니까 쉬어야 한다. 지민이와 상현이는 쉬고 다른 투수는 다 나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