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치 않은 판정에 허미미(21·경북체육회)가 허무하게 금메달을 놓쳤다. 상대도, 유도 종주국 일본도 고개를 갸웃했다.
세계랭킹 3위의 허미미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전에서 크리스타나 데구치(1위·캐나다)에게 반칙패를 당했다. 두 명 모두 지도 2개를 받은 가운데, 허미미가 세 번째 지도를 받아 승패가 갈렸다.
하지만 판정이 이상했다. 연장서 허미미는 양쪽으로 메치기를 시도하며 공격에 나섰으나 데구치가 이를 피했다. 이때 심판이 허미미의 '위장 공격'을 선언하면서 세 번째 지도를 줬다. 분명한 공격 의도가 보였음에도 다소 억울한 판정이 내려졌다. 허미미는 그대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김미정 한국 여자유도 대표팀 감독도 경기를 마치고 "(허)미미가 절대 위장 공격을 들어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아쉬워했다.
승자인 상대 데구치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던 판정이었다. 반칙승으로 금메달이 확정됐음에도 데구치는 웃음기 없는 얼굴로 잠시 허공을 바라본 뒤 매트에서 내려왔다. 이후 그는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지도에 대해 할 말은 없다"면서도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도의 종주국인 일본에서도 이번 올림픽에서 나온 유도 판정 논란을 짚었다. 히가시스포웹은 30일 "나가노 출신 데구치와 도쿄 출신 허미미 연장전이 반칙승으로 결정됐다"면서 "이번 올림픽 유도에서는 일본 선수에게도 불리한 판정이 잇따르면서 오심 소동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큰 소동이 벌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본 매체가 말한 '오심' 경기는 유도 남자 73kg급에서 나온 하시모토 소이치의 반칙패였다. 하시모토가 공격을 했는데 반칙패로 세 번째 지도를 받아 탈락한 것에 분개한 것이다. 지난 28일엔 남자 60kg급에 출전한 나가야마 류주가 오심 논란으로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다른 매체 더 다이제스트는 "유도가 이런 경기였던가?"라는 제목으로 탄식하기도 했다.
다만 당사자인 허미미는 담담했다. "그래도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한 그는 "다음에는 그런 것을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