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자농구 대표팀이 개최국 프랑스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갔으나, 쿼터 막바지 통한의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전에서 고개를 떨궜다. 일본 현지 매체들은 석연치 않은 판정에 대해 ‘홈콜’이라는 날 선 비판을 보내기도 했다.
일본은 31일(한국시간) 프랑스 릴의 피에르 모루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농구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프랑스에 90-94로 졌다. 프랑스는 2연승, 일본은 2연패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독일, 프랑스, 브라질로 이어지는 험난한 조에 편성됐다. 일본은 1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선 20점 차로 크게 지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는 듯했다.
하지만 프랑스전은 달랐다. 일본은 1쿼터를 7점 열세로 마쳤지만, 대등한 화력전을 선보이며 프랑스에 맞섰다. 2쿼터엔 2점 앞섰고, 3쿼터 역시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프랑스는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인 빅터 웸반야마·에반 포니에·루디 고베어·니콜라스 바텀 등이 활약하는 강팀. 그중 웸반야마는 2023~24시즌 신인왕, 디펜시브 퍼스트팀 등 기대를 모으는 슈퍼 루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웸반야마는 1쿼터 초반부터 오른 다리 통증으로 힘들어했다. 이후에도 엉덩이 부근 통증을 호소하는 등 정상적이지 않은 몸상태였다.
그사이 일본은 높은 3점슛 성공률을 앞세워 추격의 고삐를 쥐었다. 5분 8초를 남긴 상태에선 가와무라 유키가 페인트존 득점으로 역전을 이끌기도 했다. 일본의 NBA리거 하치무라 루이가 U파울을 범하며 일찍 코트를 떠난 상황임에도, 반전 드라마를 쓴 것이다.
이후 4분 가까이 공격 실패를 주고받은 상황, 귀화선수 조쉬 호킨슨이 3점 차로 달아나는 골밑 득점에 성공했다. 직후 포니에가 3점슛을 터뜨려 재차 동점을 만들었지만, 가와무라가 4번의 자유투를 모두 넣으며 다시 달아났다.
종료 16초를 남겨두고 일본이 84-80으로 앞선 상황. 사실상 프랑스의 마지막 공격에서 반전이 이뤄졌다. 10.2초를 남겨두고 매슈 스트라젤이 3점슛 성공에 이어 추가 자유투까지 이끌어낸 것. 스트라젤은 추가 자유투에 성공하며 극적인 동점을 이끌었다.
연장전에선 웸반야마의 연속 8점 활약으로 프랑스가 리드를 잡았다. 일본 가와무라와 와타나베 유타의 응수는 늦으면서 끝내 프랑스에 고개를 떨궜다.
다만 일본 매체들은 4쿼터 직전 스트라젤의 3점슛 당시 판정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당시 수비자인 가와무라가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 않았음에도, 파울이 선언됐다는 것이다. 일본 매체 디 앤서는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잇따랐다”며 “일본이 프랑스와 심판을 상대로 한 경기였다”라고 강하게 꼬집었다.
NBA 소식을 다루는 ‘Legion Hoops’ SNS 역시 하치무라의 U파울 퇴장 상황에 대해 “역사상 가장 관대한 U파울로 퇴장당했다”라고 주목했다.
또 한 일본 팬은 야후 재팬을 통해 “멋진 경기를 펼친 선수들을 생각하면 당황스럽고 실망스러운 결정이었다. 심판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항의조차 성차별로 인식되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라고 비판했다.
일본에선 가와무라가 3점슛 6개 포함 29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활약했다. 하치무라는 퇴장 전까지 24점, 호킨슨이 16점 8리바운드로 분전했다.
프랑스에선 웸반야마가 18점 11리바운드 2블록을 올렸다. 그는 연장전에서만 8점을 몰아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외 스트라젤(17점) 포니에(14점) 고베어(7점 15리바운드 2블록) 등이 활약했다.
일본은 오는 2일 브라질과 B조 3차전을 벌인다. 프랑스는 하루 뒤 독일과 맞붙는 대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