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물'에 뛰어들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도 못한 2024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얘기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세계 트라이애슬론과 파리 2024 관계자들은 화요일 저녁 파리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폭풍우에도 불구하고 수요일에 남녀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진행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31일(한국시간) 전했다. 당초 트라이애슬론 남자 경기가 지난 30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이었지만 경기 장소인 센강의 수질이 기준치에 부합하지 못해 일정이 미뤄졌다.
대회 조직위는 현지시간 31일 남녀 경기를 함께 치르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상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트라이애슬론은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로 순위를 가린다. 세 종목의 완주 시간을 두고 메달 경쟁을 하는데 수질 문제가 심각한 센강에서 수영을 소화할 예정이어서 대회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ESPN은 '파리 2024 스포츠 담당 전무이사인 오렐리 메를에 따르면 센강에서 테스트한 네 지점 중 한 지점만이 대장균 오염에 대한 세계 트라이애슬론의 기준치 이하였다. 두 지점은 약간 초과했지만, 한 지점은 상당히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파리는 오랫동안 센강의 수질 개선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지만, 박테리아 수치가 여전히 유동적이다. 오염된 물을 한 입만 마셔도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세균은 요로 또는 장 감염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리솔 마카스 월드 트라이애슬론 CEO는 "현재로서는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해 실망스럽지만, 우리 모두 (경기를 개최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경기가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반응은 차갑다. 남자 트라이애슬론 대표 마르텐 반 리엘(벨기에)은 "(선수들이) 인형극의 꼭두각시"라며 "선수들의 건강이 최우선이었다면 이 대회는 오래전 다른 장소로 옮겨졌을 거다. 우리는 인형극의 꼭두각시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는 센강 수질 개선에만 약 14억 유로(2조977억원)를 투입했다. 개막 전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센강의 안정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물에 뛰어드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으나 백약이 무효하다. 만약 수영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하면 트라이애슬론이 아닌 사이클과 달리기로 메달을 정하는 듀애슬론으로 종목이 축소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