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남자 테니스를 이끈 라파엘 나달(38·스페인)과 앤디 머레이(37·영국)은 선수 생활 황혼기를 올림픽 무대에서 불태우고 있다. 두 선수가 복식 경기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생겼다. 또 한 번 빅매치가 기대된다.
나달은 스페인 남자복식 조에서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3위이자 올 시즌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에서 우승하나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호흡하고 있다.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2회전에서 탈론 그릭스푸어-베슬리 쿨호프(네덜란드) 조를 2-1(6-4, 6-7<2-7>, 10-2)로 제압하며 8강전에 진출한다. 지난 28일 멕시모 곤잘레스-안드레스 몰테니(아르헨티나) 조를 꺾고 기세를 올린 두 선수가 메달권에 진입하고 있다.
프랑스 오픈에서만 14번 우승하며 '흙신'으로 불리는 나달은 부상과 적지 않은 나이로 전성기보다 기량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한때 라이벌이었던 노박 조코비치와 단식 2회전에서 붙은 이번 대회에서도 패했다. 하지만 복식을 통해 투혼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알카라스도 나달과의 호흡에 만족감을 전했다.
또 한 명의 테니스 스타 머레이도 단식 출전을 포기하고 복식만 나서 모국 영국에 메달을 선사하기 위한 레이스를 하고 있다. 그도 댄 에번스와 함께 나서 31일 요란 블리에겐-샌더 질레(벨기에)조에 2-1(6-3 6-7<8-10> 11-9)로 승리하며 8강에 합류했다.
머레이는 2012 런던 올림픽,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남자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선수다. 개인 5번째 올림픽인 이번 파리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테니스 대회로 예고한 바 있다. 은퇴를 앞두고 있다는 의미다.
나달과 알카라스 조는 오스틴 크라이체크-라지브 람(미국) 조와 4강 진출을 다툰다. 머레이-에번스 조는 아직 대진이 나오지 않았다. 나달과 머레이의 복식 결승 만남은 결승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나달-조코비치 맞대결에 이어 또 하나의 빅매치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