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청주시청)과 임시현(한국체대)이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매 라운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놀라운 집중력으로 기어코 최정상까지 올랐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전 결승전에서 독일 조를 6-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우진과 임시현은 남녀 단체전에 이어 동반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안산과 김제덕이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시작한 혼성 단체전 금메달도 2회 연속으로 늘렸다. 남녀 단체전에 이어 혼성 단체전을 더하면서 전 종목 석권에도 남녀 개인전 2개 만을 남겨뒀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앞서 랭킹라운드에서 나란히 한국 1위로 혼성 단체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당시 임시현은 694점, 김우진은 686점을 쏴 한국은 물론 남녀 64명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컨디션이 가장 좋은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추는 만큼 금메달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리고 실제 그 결실을 ‘금메달’로 채웠다.
불안한 여정을 거치긴 했으나 결국 웃는 건 김우진과 임시현이었다. 그만큼 중요한 순간마다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이 높았다는 뜻이다. 대만과의 16강전부터 그랬다. 먼저 4점을 따고도 4점을 내주면서 자칫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었던 상황. 운명의 슛오프에서 나온 임시현과 김우진의 연속 텐·텐은 둘의 이번 대회 집중력이 얼마나 높은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8강과 4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8강에서 만난 이탈리아, 4강에서 만난 인도 모두 만만치 않은 팀들이었다. 그리고 실제 한국은 첫 세트를 번번이 내줬다. 먼저 2점을 내준 채 경기를 시작하는 건 ‘지면 탈락’인 무대에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양궁, 그중에서도 랭킹 라운드 전체 1위에 오른 둘은 첫 세트를 내준 결과에 흔들리지 않았다. 곧바로 2세트부터 분위기를 바꿔 ‘10점’ 행진을 이어갔다. 임시현이 다소 주춤했지만 김우진이 든든하게 뒤를 받쳤다. 특히 승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중요한 단계에선 임시현의 화살도 번번이 10점 과녁을 명중시켰다.
결승 역시도 집중력이 남달랐다. 첫 세트 임시현의 첫 화살이 8점에 그쳤지만, 곧바로 집중력을 되찾고 세 발 모두 10점 과녁에 꽂았다. 첫 세트부터 분위기를 완전히 잡았다. 마지막 3세트에선 처음으로 열세에 몰리는 듯했으나, 상대가 7점을 쏜 틈을 놓치지 않았다. 17-35로 뒤진 상황. 임시현의 9점에 김우진은 ‘10점’을 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