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수행평가를 하다 본격적으로 선수로 전향한 양지인(21·한국체대)이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대회 전 “목표는 메달 획득이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돌아오겠다”던 다짐도 현실이 됐다.
양지인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8번째 금메달이자 사격에서만 5번째 메달(금3·은2)이다.
전날 본선에서 6위로 결선에 오른 양지인은 경기 초반부터 선두권을 유지하며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갔다. 시리즈9에서 3발로 주춤하는 사이 프랑스의 카밀 예드제예스키의 맹추격으로 동점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시리즈10에서 5발 중 4발을 명중시켰다.
이후 금메달이 걸린 운명의 슛오프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예드제예스키가 4발 중 단 1발만 명중시킨 사이 양지인은 무려 3발을 명중시켰다. 양지인이 사격 시상대 제일 위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사격 수행평가를 하다 사격에 매력을 느껴 본격적으로 사격 선수가 된 이후 올림픽 시상대 제일 위까지 서게 됐다. 동경으로 시작했지만 타고난 재능과 노력이 더해지면서 한국 최고가 됐고, 나아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양지인은 남원하늘중 시절 수행평가로 처음 사격을 경험했고, 당시 중학교 코치의 권유로 선수의 길을 걸었다. 1년 만에 회장기 전국사격대회 공기권총 금메달을 목에 걸 정도였다. 이후 서울체고로 진학한 뒤 고등학교 시절 화약총인 25m 권총으로 주종목을 바꿨다. 권총은 10m까지 공기 권총을 사용하지만 25m는 화약총을 쏜다. 양지인은 화약총을 처음 알려준 서승우 코치를 선수 생활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멘토로 꼽는다.
주종목을 바꾼 뒤에도 꾸준히 성장하던 양지인은 한국체대 입학 1년 만인 지난해 성인 국가대표로까지 발탁됐다. 원래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극적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개인전과 단체전 동메달로 처음 시상대에 서기도 했다.
올림픽을 앞둔 올해도 무서운 기세를 이어갔다. 1월 아시아선수권대회, 5월 사격 월드컵에서 두 차례 모두 결선 41점으로 세계 신기록과 타이기록을 세웠다. 최근 김예지가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 전 종전 기록을 양지인이 가지고 있었다.
좌우명을 ‘어떻게든 되겠지,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로 적을 정도로 쿨한 성격은 올림픽 사로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운명의 슛오프에서도 4발 중 3발을 명중시키는 집중력 속에 결국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격’하면 ‘양지인’이라는 이름이 떠오를 수 있게 최정상에 서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던 그의 다짐처럼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한국 사격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