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른 김우진(청주시청)이 결승 상대였던 브레이디 엘리슨(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축구에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다면, 양궁엔 김우진과 엘리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치열한 라이벌 관계이자 서로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는 것이다.
앞서 김우진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엘리슨과 슛오프 접전 끝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엘리슨이 도망가면 김우진이 곧바로 따라가는 양상이었던 둘의 결승전은 4-4로 맞선 마지막 5세트에선 둘 모두 30점 만점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관중들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마지막 단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김우진의 화살과 과녁 정중앙의 거리는 55.8㎜, 엘리슨 화살과 과녁 간 거리는 60.7㎜였다. 겨우 4.9㎜ 차이로 둘의 희비가 엇갈렸다. 슛오프조차도 올림픽 결승전, 그리고 세계적인 선수들의 맞대결다웠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우진은 “우열을 가리지 못할 만큼 최고의 선수다. 누가 더 잘 쏜다고 하지 못할 정도로 높은 기량을 가진 선수”라며 “정말 세계 최고의 아처(양궁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평가했다. 김우진의 평가에 나란히 앉은 엘리슨도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다.
이어 김우진은 “축구에 메시와 호날두가 있다면, 양궁엔 김우진과 엘리슨이 있는 거 아닐까요”라며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세계 최고의 라이벌 관계인 메시와 호날두를 빗대 자신과 엘리슨도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라이벌 관계라는 의미가 담겼다.
실제 엘리슨은 이날 숨 막히는 결승전뿐만 아니라 과거 올림픽에서도 늘 한국 선수들과 치열하게 맞선 베테랑 선수다.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남자 단체전 4연패에 도전하던 한국을 저지한 것도 엘리슨이 이끌던 미국 대표팀이었고, 이번 올림픽 양궁 개인전 8강전에서 김제덕을 6-0으로 완파한 것 역시 엘리슨이었다.
김우진과 엘리슨도 각종 세계 무대에서 자주 만나며 치열하게 맞섰다. 김우진도, 엘리슨도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며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그 치열한 라이벌 관계는 이날 올림픽 결승전 무대에서의 역대급 명승부로 이어졌다.
엘리슨은 김우진의 농담에 주먹인사를 나눈 뒤 "나는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도 도전할 것 같다. 그 대회에서 리턴매치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우진은 "올림픽에서 내가 한 번 이겼지만, LA에서 다시 만나면 또 모르겠다"고 말했다.
도핑 검사로 뒤늦게 기자회견장에 나선 이우석은 메시와 호날두가 언급된 내용을 듣고는 "그럼 난 (킬리안) 음바페로 하겠다"고 해 현장을 또 한 번 웃음바다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