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데일리메일은 김주형의 눈물을 두고 '병역 면제에 실패한 한국 올림픽 선수가 눈물을 흘리는 순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병역법에 따르면 올림픽에서 3위 이내, 즉 메달을 획득하면 병역특례 자격을 얻는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남자골프에서 8위에 그친 김주형을 두고 매체는 '병역 면제에 실패했다'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실제는 달랐다. 연합뉴스 및 현지 취재진에 따르면, 김주형이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눈물을 쏟은 것은 사실이었다. 데일리메일이 포착한 클럽하우스 내에서의 눈물도 맞았다. 하지만 김주형의 입에선 "메달을 못 따서 우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라는 말이 나왔다. 오히려 "감동적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가 첫 올림픽이었다. 성인 태극마크를 달고 나온 국제대회. 김주형은 "나도 이렇게 눈물이 나올지 상상도 못했다. 이렇게 감동적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17번 홀 정도부터 (감정이) 올라왔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부담감도 컸고, 한국 골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감정들이 대회가 끝나고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남자골프는 2016 리우 올림픽에서 골프가 부활한 이후 아직 메달이 없다. 여자골프는 2016 리우 대회에서 박인비의 금메달이 있다. 2016 대회 이후 두 번째 올림픽 도전인 안병훈(31)도, 첫 올림픽인 김주형도 메달을 따서 한국 골프의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각오가 남달랐다. 김주형은 "메달을 따면 한국 골프에도, 아시아 골프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한 바 있다.
이런 복합적인 감정들이 대회 끝나고 한꺼번에 쏟아졌다. "대회가 끝나고 이렇게 울음이 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왜 그렇게 자주 우는지 이제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마추어 시절엔 나라를 대표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프로에서 이런 기회를 얻는 것이 너무 좋다"라며 태극마크를 단 경험을 소중히 여겼다.
메달을 못 딴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해외 매체가 언급한 것처럼 병역에 대한 아쉬움은 절대 아니었다. 김주형은 대회 전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지만, 그는 "사실 그런 부분(병역 혜택)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서 한국을 대표해 참가하게 됐고, 골프를 칠 땐 그것만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태극마크의 무게와 감동의 눈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