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에게 패해 배드민턴 은메달을 목에 건 중국의 허빙자오는 시상대에 메달과 함께 특별한 '배지'도 함께 들고 올라섰다.
허빙자오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우리나라의 안세영(삼성생명)에게 0-2로 졌다.
이후 시상대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건 허빙자오는 스페인 팀 배지를 들고 시상대에 올랐다. 전날(4일) 준결승에서 부상 당한 상대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을 위한 것이었다.
전날 준결승에서 마린은 1-0으로 앞서던 2게임 10-8 상황서 허빙자오의 공격을 수비하다가 오른쪽 무릎이 심하게 뒤틀려 쓰러졌다. 경기에 뛸 수 없게 된 마린은 결승행 티켓을 허빙자오에게 양보했다.
AFP 통신은 허빙자오가 마린을 존중하고 그의 정신을 결승전까지 가져가겠다는 바람에서 스페인배드민턴협회에서 받은 배지를 시상식에서 선보였다고 전했다. 허빙자오는 "뛰어난 선수인 마린에게 미안하다"며 "마린이 시상식에 선 날 보기를 바랐고, 그가 곧 회복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허빙자오는 결승전 후 네트에서 안세영과 웃는 얼굴로 인사하며 그의 우승을 축하하기도 했다. 깨끗하게 패배에 승복하고 승자에게 박수를 보냄과 동시에 따뜻한 동료애까지 빛난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