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3개를 모두 달성한 선수는 KBO리그 43년 역사상 15명뿐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로 범위를 좁힌다면 1982년 원년에 활약했던 장태수(타율 0.336, 출루율 0.454, 34도루)가 유일했다. 가장 이 기록에 가까웠던 삼성 선수는 1997년 최익성(타율 0.296, 출루율 0.394, 33도루)과 박해민(타율 0.291, 출루율 0.383, 36도루) 정도였다. 그만큼 어려운 기록이다.
하지만 2024년, 이를 뛰어넘는 선수가 한 명 나왔다. 바로 '작은 거인' 김지찬이다. 김지찬은 김도영(KIA 타이거즈)와 함께 KBO리그 역사상 15명밖에 하지 못했던 타율 '3할·출루율 4할·30도루'에 도전하고 있다.
김지찬은 올 시즌 104경기에 나와 타율 0.319(335타수 107안타) 출루율 0.407, 30도루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타율은 0.443(61타수 27안타)으로 리그 1위. 출루율도 0.528로 압도적이다. 지난 4일 대구 SSG 랜더스전에선 시즌 30번째 도루까지 성공하며 데뷔 첫 '30도루' 고지를 밟기도 했다. 호타준족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정확한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로 '잘 나가고', '잘 들어오고' 있다. 후반기 김지찬이 21경기에서 거둔 득점은 18점. 이 역시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이다. 리드오프 김지찬이 득점권까지 잘 나가니 뒤 타선에 기회가 생기고, 삼성은 이 기회를 홈런(후반기 33개)으로 잘 살려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지찬은 지금은 팀을 떠난 박해민(현 LG 트윈스) 이후 찾지 못했던 리드오프·중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전엔 리드오프 역할만 해냈다면 올해는 2루수에서 중견수로 자리를 옮긴 뒤 그 역할마저 잘 해내고 있다. 시즌 전 김지찬은 부상없이 오래,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의 작은 키 장점을 잘 살려서,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했다. 시즌 전 약속을 잘 지켜내면서 후반기 삼성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