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낸 안세영(22·삼성생명)이 추가적인 입장 표명 없이 귀국길에 오른다.
대한체육회는 안세영이 현지시간으로 6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오후 5시 30분)에 예정된 배드민턴 종목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본인 의사에 따라 불참한다고 알렸다. 이 자리에는 김원호와 정나은만 참석한다.
체육회는 파리 올림픽에 참가 중인 선수들 중 메달리스트들의 별도 기자회견을 종목별 경기가 모두 종료된 뒤 종목의 최종 퇴촌일에 개최하고 있다. 양궁 대표팀 등 귀국 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한 경우는 있었으나 선수 본인의 의사로 기자회견에 불참한 건 안세영이 처음이다.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역대 두 번째이자 28년 만에 배드민턴 단식 종목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의 대관식에 많은 박수와 축하가 쏟아졌다.
그러나 안세영은 시상식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모든 이슈는 안세영의 금메달보다 배드민턴 대표팀과 배드민턴 협회와의 갈등에 쏠렸다.
안세영은 은퇴 여부에 대해 “배드민턴 발전과 제 기록을 위해 계속해나가고 싶지만, 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저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고 직격했다.
안세영은 또 “한수정 트레이너 선생님이 정말 내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눈치를 많이 보셨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정말 죄송했다”며 “협회와 이야기를 잘해봐야겠지만 많은 실망을 했다. 나중에 자세하게 또 설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라고 덧붙여 직격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자연스레 배드민턴 종목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해 추가적인 입장이나 설명을 더할지 관심이 쏠렸지만, 이슈가 워낙 커진 탓인지 안세영은 우선 파리에서는 추가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귀국길에 오르기로 했다.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일간스포츠와를 통해 “대표팀이라는 말에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세영이에게 직접 ‘감독, 코치나 우리 대표팀에서의 일은 아니지 않니?’라고 묻자 ‘네 아닙니다’ 그러더라. 협회가 운영되는 부분에 감정이 많이 쌓였던 부분이 있다”며 대표팀 내부 갈등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배드민턴협회는 우선 안세영이 귀국하면 한국에서 따로 면담한 뒤 입장을 표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