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 드리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또 한 번 입을 열었다. 자신의 이야기가 '선수 보호'에 집중된 이야기라는 걸 각인시켰다.
안세영은 6일(한국시간) 개인 SNS를 통해 전날 자신의 인터뷰로 시작된 국가대표팀과 결별 논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안세영은 "오늘 하루 낭만 있게 마무리 하고 싶은 상상과는 다르게 제 인터뷰에 다들 놀라셨죠?"라며 "일단 숙제를 끝낸 기분에 좀 즐기고 싶었는데 그럴 시간도 없이 제 인터뷰가 또 다른 기사로 확대되고 있어서 참, 제 서사는 고비고비가 쉬운 게 없네요"라고 전했다.
안세영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대표팀의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이란 걸 재확인시켰다. 그는 "제 올림픽을 응원해주시고 기다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며 "그 끝에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번 상처를 받게 되네요"라고 했다.
이야기가 시작된 건 5일 열렸던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이 끝난 후였다. 9위 허빙자오(중국)와 만난 안세영은 2-0(21-13 21-16)으로 압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우승에 이은 쾌거였다.
그런데 승리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나서 안세영은 지난해부터 자신을 괴롭혔더 무릎 부상에 대해 "생각보다 심각했고 낫기 힘들었다. 대표팀이 이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조금 많이 실망했다"며 "한수정 트레이 너 선생님이 정말 내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눈치를 많이 보셨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정말 죄송했다"고 했다.
이어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협회와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지만 실망이 크다"라고 전했다.
정상에 오르자마자 국가대표를 떠날 수도 있다는 말에 온갖 추측이 쏟아져 나왔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하루 동안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는 동안 김학균 대표팀 감독은 본지와 통화를 통해 "지도자나 다른 선수들과의 문제가 아닌 협회와 문제다. 협회가 운영되는 부분에 감정이 많이 쌓였던 부분이 있다. 감독이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떠넘긴다'라고 안세영이 표현한 맥락은 이 부분에 있을 거로 보인다.
김 감독은 JTBC와 인터뷰를 통해서는 "작년부터 예측했던 일"이라며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법정 싸움을 하겠다는 이야기"이라고도 했다. 그는 "안세영이 올림픽을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무엇이든 올림픽 끝나고 하라고 설득해 여기까지 온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특혜'인 전담 트레이너의 계약 문제가 중심이 아니겠냐는 보도도 나왔다. 안세영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외친 '낭만'이라는 키워드가 해당 트레이너로부터 왔다는 부분도 짚었다.
안세영은 메시지가 빗나가지 않길 바랐다. 그는 "내가 잘나서도 아니고,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되야 하는 부분"이라며 "권력보단 소통에 대해서 언젠가는 이야기 드리고 싶었는데 또 자극적인 기사들로 재생(산)되는 부분이 안타깝네요"라고 했다.
안세영은 협회를 '때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했다. 그는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드리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자신을 포함해 선수단의 보호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은퇴'가 아니라는 걸 짚었다. 안세영은 이미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올림픽 출전 등 배드민턴은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주십시오.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주시고 해결해주시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봅니다"라고 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