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두 KIA가 승부수를 던졌다. KIA는 '캠 알드레드(28)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라우어와 계약(계약금 5만 달러, 연봉 30만 달러, 총액 35만 달러·4억8000만원)했다'고 6일 발표했다. 지난 5월 말 윌 크로우(30)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알드레드의 신분은 '완전 교체'가 아닌 '임시 교체'였다. 외국인 선수 교체 마감 시한(8월 15일)을 앞두고 그의 거취를 결정할 필요가 있었는데 KIA의 선택은 퇴출이었다. KIA는 5일 알드레드와 크로우를 동반 웨이버 공시, 선수단에서 정리했다.
라우어의 KIA행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라우어가 개인 소셜미디어(SNS)의 소속팀 이름을 KIA로 바꿨기 때문에 공식 발표만 없었을 뿐이지 그의 KBO리그행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라우어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36승을 기록한 왼손 투수. 불펜 경험이 많은 알드레드와 달리 커리어 대부분을 선발 투수로 뛰었다. 특히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활약한 2022년에는 11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브랜든 우드러프·코빈 번스와 함께 밀워키 로테이션을 이끈 선발 삼인방 중 하나였다. 지난해 연봉만 507만5000달러(7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라우어는 올 시즌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트리플A에만 몸담았다. 시즌 트리플A 성적은 4승 5패 평균자책점 5.26. 대체 선수로 여러 자원을 물색한 KIA는 고심 끝에 라우어의 손을 잡았다. 심재학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 DFA(designated for assignment·양도지명)와 FA(자유계약선수) 선수가 (시장에) 나오는데 선발 투수들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라우어는 최근까지 경기를 뛰어서 KBO리그에 오더라도 별도의 빌드업할 시간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라우어는 지난달 28일 트리플A 등판(새크라멘토 리버캐츠전, 5이닝 투구 수 91개)을 소화한 뒤 방출됐다. KIA와 계약하기 전까지 공백이 길지 않아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비교적 적다. '빌드업'은 무시할 수 없는 변수. 지난달 20일 LG 트윈스와 계약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는 아직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6월 25일 FA로 풀린 에르난데스는 계약일 기준 한 달가량 실전 등판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더욱이 마이너리그 직전 등판에선 주로 불펜으로 나서 투구 수를 끌어 올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라우어와 KIA의 계약 사진. KIA 제공
에르난데스와 비교하면 라우어의 KBO리그 데뷔전을 빠르게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크로우는 오른손, 알드레드는 왼손 투수. KIA는 투수 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자원을 물색했다. 심재학 단장은 "알드레드가 나름 잘 던져주고 있었지만 좌우 편향적인 성적(왼손 피안타율 0.150, 오른손 피안타율 0.284)이었다. 그래서 바꾸려고 했던 거"라며 "(알드레드의 약점을 채우면서) 바로 빌드업 없이 쓸 수 있는 선수"라고 라우어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